추웠다.
눈을 뜨며 이불 속에서 나왔을 때
추위는 아주 낯이 설었다.
더위 때문에 고생을 했던 기억이 아직 채 지워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밖에 세워두었던 차의 유리창엔 성에가 두껍게 끼었다.
차의 시동을 걸고 성에를 녹이고
축구하러 길을 나섰다.
여전히 가로등이 켜 있고
어두웠다.
저수지를 지나며 잠시 멈추었다.
아직 어두운 저수지의 물가로 갔다.
주먹만한 돌들이 있는 경사진 길을 가려니
돌들이 부딪치며고 구르며 소리를 냈다.
사슴 세 마리가 생각지도 않던 침입자 때문에 놀라서인지
숲 속으로 튀어 달아 났고
새 한 마리가 푸르르 날았다.
물고기 한 마리도 공중으로 몸을 솟구쳤다
물 속으로 깊숙히 사라졌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손이 시리고
귀가 어는 것처럼 추웠다.
내 삶에 주어진
계절 하나를 또 보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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