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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요일 - 저수지에서

추웠다.

눈을 뜨며 이불 속에서 나왔을 때

추위는 아주 낯이 설었다.

더위 때문에 고생을 했던 기억이 아직 채 지워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밖에 세워두었던 차의 유리창엔 성에가 두껍게 끼었다.

차의 시동을 걸고 성에를 녹이고

축구하러 길을 나섰다.

여전히 가로등이 켜 있고

어두웠다.


저수지를 지나며 잠시 멈추었다.

아직 어두운 저수지의 물가로 갔다.

주먹만한 돌들이 있는 경사진 길을 가려니

돌들이 부딪치며고 구르며 소리를 냈다.

사슴 세 마리가 생각지도 않던 침입자 때문에 놀라서인지 

숲 속으로 튀어 달아 났고

새 한 마리가 푸르르 날았다.

물고기 한 마리도 공중으로 몸을 솟구쳤다

물 속으로 깊숙히 사라졌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손이 시리고

귀가 어는 것처럼 추웠다.


내 삶에 주어진 

계절 하나를 또 보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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