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톤 공원 한 바퀴(1) - National Mall & Memorial Parks
아내와 나 그리고 두 아들은
부활 성야 미사를 National shrine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에서 마치고
백악관이 (아주 쬐금)내려다 보이는
워싱톤의 유서 깊은 호텔에서 묵은 뒤
부활절 아침을 맞았다.
부활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다 물러간 것은 아니어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큰 아들을 따라 포토맥 강 옆의 공원으로 향했다.
전에도 워싱톤을 지나가기도 하고
워싱톤에 머문 적도 있긴 하지만
워싱톤을 오래 걸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아직도 우리가 걸었던 것이 강 옆인지 아니면 호수였는지는 모르겠다.
정식 명칭은 National Mall and Memorial Parks다.
여기서 'Mall'이란 말은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기념 공원은
워싱톤 기념탑,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 월남 참전 용사 기념 공원,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 공원, 링컨 기념관, 그리고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 공원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Smithsonian 박물관의 정원을 나와 뒷길을 걸었다.
아주 거대한 건물이 있었는데 농무성 건물이었다.
관광객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곳곳에 봄꽃이 피어 있었다.
농무성 건물의 끝이 보이고 길을 건너니
조지 워싱톤 대통령의 기념탑이 보였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워싱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탑으로 높이가 555 피트라고 한다.
탑이 완성되었을 당시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제일 높았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워싱톤 대통령의 존재감이
이 탑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는데
우린 줄 서는 걸 워낙 싫어해서---
강가로 가는 길에 입장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보였다.
Holocaust 기념관이다.
유태인들은 정말 대단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역사를 알리고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그 치열함.
미 해병대 D.I(Drill Instructor) 훈련을 마치고 휴가 중인 막내와 아내.
벚꽃 꽃망울이 아직 터지지 않았다.
워싱톤 기념탑의 그림자가 물 위에 희미하게----
바람에 제법 부는 날씨였다.
물가에서 개와 함께
쎌카를 찍는 여인.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에서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고
독립 선언문의 주저자로
미국 건국의 주역을 담당했던 사람.
낚시를 하던 사람이 큰 잉어를 잡았다.
길이를 재더니
인증샷을 한 후
강에 놓아주었다.
아마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물고기는
잡아서는 안 되나 보다.
탑의 반영
강(호수)를 걷는 사람들.
본격적으로 벚꽃이 피질 않아서
비교적 한적한 편.
벚나무의 모양이 다 제각기다.
안내문을 보니 일본이 미국과의 우정을 기념하며
1912년인가 1914년에 벚꽃을 기증했다는데
그 우정이 1945년엔
진주만에 폭격으로 나타났다.
뒤통수 치기의 전형이다.
그 어느 것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진짜 얼굴일까?
미국과 일본은 옛 일은 까맣게 잊은 것 같이
아주 좋은 사이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미국 사상의 중심인 실용주의가 외교에도 어김 없이 적용되는 것 같다.
미국에 살면서 일본 사람들을 보면 아주 상냥하고 친절하다.
개인으로 보면 좋은데 국가는?
아니면 벚꽃 공원 같이
앞으로 웃으며 뒤통수를 치는 간사한 이중성?
난 모르겠다.
루즈벨트 기념관.
아마도 수학 여행 온 학생들일 것이다.
다리의 장애를 가졌던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시대에
뉴딜 정책으로 암울했던 경제의 앞길을 텄던 대통령.
남편을 향한 아내의 눈물겨운 사랑과 내조는 어무나 유명하다.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에 앉은 루즈벨트에게
아내 Eleanor는
"내가 사랑하는 건 당신이지 당신의 다리가 아니예요."라며
사랑과 용기를 주었다.
사랑은 용기를 솟게 한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
균형이 잡힌 저울의 형상이다.
무슨 의미가 있을텐데
갈 길이 바빠서 그냥 실례
점자.
그리고 누군가의 손바닥.
분명 헬렌 켈러와 연관된 무엇이었을텐데
여기도 그냥 실례
암울했던 대공황 시대의 사람들
그들의 시선,
그리고 어깨의 처짐.
젊은 아이들의 발랄함과 대조가 되었다.
아내도 끼어서 한 장.
어깨가 처지지 않았다.
삶이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
카페의 유리창에 비친 관광객들의 모습.
이 그룹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것 같았다.
여기가 마틴 루터 킹 기념 공원.
2011년 8월 개장
우리 두 아들
벽면엔 킹 목사가 했던 유명한 말들이 새겨져 있다.
가장 감명이 깊었던 킹목사의 상.
산의 한 부분을 달랑 떼어낸 형상이다.
막혔던 산에 길이 났다.
'Out of the Mountain of Despair,
A Stone of Hope'
거대한 산 때문에 길이 막혀 막막했던 그 때,
''I have a dream!'이라고 외치며
스스로 길이 되었던 Martin Luther King Jr.
그의 상 아래서 그저 먹먹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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