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ves를 보고 와서
-노라와 해성은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깊었던 두 친구로,
노라의 가족이 한국에서 이주한 후 헤어지게 됩니다.
20년 후, 그들은 가슴 아픈 현대 로맨스에서
운명, 사랑, 삶을 만드는 선택에 대한 개념에 맞서면서
운명적인 일주일 동안 뉴욕에서 재회합니다.-
메모리얼 데이에 집에 들렀던 큰 아들로부터
자기 생각에 괜찮은 영화가 뉴욕에서 개봉되는데
괜찮다면 영화 티킷을 예매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며
한국 출신의 배우와 감독이 만든 작품이어서
추천을 한 것 같았다.
어디 여행을 가지 않는 한
하루 스물네 시간의 자유를 가지고 있는 백수에게
아들이 사주는 영화 티킷은 그야말로
군대시절 맛본 '특식'과 같은 것이다.
때로는 지루할 수도 있는 시간의 빈 간을 채울 수 있으면서도
문화 활동을 할 수 있음은
나 같은 백수에게 진실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S-A-F로 이어지는 전철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목적지 전철역으로부터 걸어서 한 블록 거리에 영화관이 있었다.
'Angelika Film Center'
인디 영화와 외국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데
미국의 몇 개 다른 도시에도 있는 체인 영화관이라고 한다.
뉴욕의 영화관은 지하에 있는데
입구가 있는 영화관의 로비는 반층 높이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키오스크 몇 대와 카페가 로비에 자리하고 있다.
로비에는 예전에 상영되었던 영화의 포스터가 걸려 있는데
'슈퍼맨'과 '톰 앤드 제리' 같이 내가 알만한 영화의 포스터도 있다.
'Past Lives'는 아마도 Celine Song이라는 극작가의 자전적인 영화인 것 같다.
극작가인 Celine의 영화감독으로서의 데뷔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 애틋한 인연이 있는 두 남녀 주인공이
20 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한 시간 한 공간에서 만났지만
설명할 수 없는,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를 확인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인연이라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릴 적 남녀 주인공이 집에 가면서
여자 아이는 계단을 오르고,
남자아이는 언덕길을 가는 모습이
두 사람의 앞날을 보여준다.
-여자 아이는 캐나다로 이민을 가면서
이름을 노라로 바꾼다.
결국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순간부터
누군가, 아니면 무언가로부터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연은 인과 연이 합쳐진 말이다.
자신의 선택도 인연을 인연이게 하는 절반의 몫을 제공한다.
-원의 개념.
노라와 해성이 만나는 곳 중 하나가
DUMBO에 있는 회전목마 앞이다.
회전목마는 계속 돌면서 한 바퀴 돌 때마다
같은 말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치이다.
감독은 인연이
만났다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두 사람의 만남의 장소로 선택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Circle Line.
'Circle Line'은 배를 타고 맨해튼 섬을 한 바퀴 도는 크루즈인데
아마도 감독이 인연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선택한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적 한 번쯤은
가슴에 담아두었을 법한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고 애잔하게 서술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https://hakseonkim1561.tistory.com/2023#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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