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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견물생심

아침마다 콘도 1 층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저 사는 동안 건강을 지켜서

나의 아픈 육신 때문에

아내나 아이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 하나로

시작한 아침 운동이다.

 

헬스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퍼진다는 소식 때문에

처음엔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우리 콘도에 아직 입주한 가구수가 많지 않은 데다가

헬스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간파한 나는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상체와 하체의 근육 운동을 중심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무런 운동 지식이 없이

무턱대고 운동기구를 들고 당기며 씨름을 했다.

아무리 허술하기 짝이 없는 나의 운동이었지만

시간과 땀은 정직했다.

 

운동 시작 전과 지금을 비교하자면

몸무게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한 달이 되면서부터

가슴과 팔뚝, 그리고 어깨 죽지 부근에

메추리 알 크기부터 작은 달걀 크기의 근육이

식별 가능할 정도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콩나물 시루에 주는 물이 다 흘러 내려가는 것 같아도

콩나물의 키를 키워주는 식이다.

 

흐뭇하고 스스로 대견한 마음으로

아침 샤워 후에 거울로 근육을 바라보느라

요즘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살짝 길어졌다.

 

견물생심.

 

근육이 볼록볼록 솟아나는 걸 목도한 이상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작심 1 년.

 

앞으로 1 년 동안은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길 실내 체육관이라 이런 것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1 년 후 나의 몸은 어떻게 변할까?

 

나는 아내가 키우고 있는 꽃, 나무들과

목하 경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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