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아침에 우리 식구 페이스 북을 보니
큰 아들이 뉴저지 출신 연방 상원의원인 Cory Booker와 찍은 사진을 올려 놓았다.
사진 속의 건장한 흑인 남성은
2013 년부터 미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Cory Booker다.
내가 그를 처음 본 것은
우리 아들 졸업식에서다.
우리가 살고 있는 Harrington Park엔 학교가 하나 밖에 없는데
kindergarten에서 8학년, 즉 중학교까지
한 울타리 안에 다 있다.
작은 동네인데다가 한 울타리 안에서
9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다 보니
싫든 좋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이가 되어서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거리에 상관 없이 친교를 나눈다.
큰 아들이 Harrington Park School을 졸업할 때
Cory는 Newark의 시장이었는데
그 학교 졸업생으로서
guest Speaker로 초대 받아 온 것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흔치 않은
흑인으로서 겪었던 경험과
(사실 우리 아이 다섯이 다 그 학교를 졸업했지만 동급생 중 흑인은 하나도 없었다.)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 같은 것들을
아주 담담하게 이야기 했는데
나는 그 날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인간미를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이 내 속에 자리 했다.
그 뒤에도 가끔씩 언론에서
범죄도 많고 위험한 도시의 시장으로서
범죄 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라든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등의
뉴스를 접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내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의 인간적인 면모이다.
그가 하루는 비행기를 탔는데
한 아이가 아주 요란하게 울고 있었단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 했지만
멈추지 않자 어쩔 줄 몰라 했다.
Cory는 아이 엄마의 양해를 얻어
그 아이 옆에서 아이를 달래며
함께 놀아 주었다고 한다.
아이는 이내 울음을 멈추고 Cory와의 놀이에 집중하게 되어
아이의 엄마뿐 아니라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짜증이 날대로 난 승객들에게도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그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Cory의 선거 운동에
자원 봉사자로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이런 인간적인 그의 일화가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는가,
"정치란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고.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소양일 것이다.
Cory는 2013 년부터 현재까지
뉴저지 출신으로는 첫 흑인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New York Times는 그를 연방 대법관 후보로 꼽고 있다.
나는 누구보다도
Cory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만져 주고 위로해 주는 대통령.
아내는 아들과 Cory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한 사진 안에
미래의 대통령이 둘이 들어 있다고 답글을 달았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나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 아들 준기도 정치에 뜻을 두고 Law School에 진학을 했다.
워싱톤의 빈민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그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는 우리 아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아들은
꿈을 위해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는 일,
그런 첫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한 학교 울타리 안에서
두 명의 대통령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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