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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미국 여기저기

Brooklyn Botanic Garden (Outdoor 1)


올 겨울은 유난하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이렇게 영하의 날씨가 몇 주 계속되는 일은

내가 미국에 이민와서 30년이 넘었어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single digit'(한 자리 숫자)으로 온도가 떨어지는 일은

겨울 한 철 보내며 한 두 번 있을까 말까 한데

올 겨울은 툭하면 기록적인 추위를 몇 번이나 기록했다.

웬만하면 내복을 입지 않는 내

잠옷을 껴입고 출근한 것이 대 엿새나 될 정도였으니 

올 겨울은 정말 춥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문을 나서는데

전 날 같이 아찔한 추위가 느껴지질 않았다.

그래서 보니 오늘 최고 온도는 화씨 36도까지 오른다고 했다.

장사는 아니되고 날은 좋은데

어찌할까 고민이 되었다.

어디 갈 데가 없을까 궁리를 하다가

만만한 부르클린 식물원으로 외출을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내는 추위를 유난히 타기에

날씨 때문에 밖에 나가 걷지도 못한 지도 여러날 되어서인지

몸도 기분도 무척이나 갑갑하던 차에

내가 나가자고 했더니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섰다.


평소엔 입장료가 10달러인데

겨울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사실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바람도 불지 않고 제법 봄기운이 도는 오후가 막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Brooklyn Botanic Garden 입구.



입구 부근의 설치물.

빛이 들어오는 게 멋있게 보여서 일단 한 장 찍으며 여정을 시작했다.



입구에 들어서며 왼 쪽으로 방향을 틀면

Japanese Garden이 나오고

오른 쪽을 택하면 바로 이 건물이 나타난다.

아마 예술품 전시회장인 것 같다.

한 2-3 년 전에 새로 지은 건물인데

늘 비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오늘은 전시실 한 쪽에

다육 식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내가 키우는 다육이들에 비해 미모가 훨씬 떨어졌다.





한 청년이 아주 유심히 이것저것을 살피고 있다.

나는 그 청년을 살피고-----



전시실을 나와 오른 쪽으로 돌아 오르는 계단.

건물의 지붕과

은행나무 오솔길을 만난다.


 

가을이면 두 줄로 늘어선 

은행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곤 한다.



빈 전시실을

오후의 한가로운 햇살이 찾아 든다.

적막, 그 자체다.



눈 속에 마른 풀 한 더미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눈 덮힌 벚꽃 동산.

봄이면 여러 종류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나는 곳.

누군가 눈사람을 둘 만들어 놓았다.





아낸가 그걸 놓칠 리 없다.

눈사람 옆에서 한 장.



종이 같은 꽃이파리가

모진 겨울 바람에도

여즉 버티고 가지에 붙어 있다.



자주 보는 새인데

이름을 모르겟다.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경계

눈에 거의 덮였다.



특정 식믈을 모아 놓은 곳인데

겨울엔 개방하지 않는다.

문이 굳게 잠겨 있다.





가지가 떨어져 나가고'

이끼가 끼었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의 표피를 보면서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피부가 옅은 색으로 얼룩진 사람들 생각이 든다.

어릴 땐 저 나무 열매로

친구들끼리 머리에 꿀밤을 주고 받았다.

눈물 찔끔나게 아팠던 기억.




입에서 물이 떨어지는 분수인데

얼었다.



겨울바람에도 용케 살아남은

장미의 빨간 잎.





무슨 열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