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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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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ME 모임에 갔다가

밤 열 두시가 넘어 돌아왔다.

아주 향기로운 커피 향기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저녁에 마신 커피가 내 밤잠을 앗아갔다.

잠이라는 목욕탕에 온 몸을 푹 감그지 못하고

발만 잠깐 담갔다 뺀 것 같았다.

금요일 새벽에고 새벽 세세 반인가 일어나 밤잠을 설친 까닭에

어제 하루는 그야말로 비몽사몽의 경지로 지냈다.


어제는 베어 마운틴에서Oktoberfest라는 맥주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독일에서 2백 몇 년 전에 시작된 이 축제는

독일 맥주를 마시는 행사인데

우리 아이들도 몇 년째 간다고 했다.


날씨는 화창.

큰딸 부부, 둘째 딸 부부

셋때 딸, 막내 아들과

그 친구들까지 합세해서

열 몇 명이 거길 간다고 해서

나도 간다고 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아내를 푹 쉬라고

나느 따로 차를 타고 길을 나섰다.


Palisaides Park Way는 차들로  빼곡했다.

Bear Mountai으로 가다가

Seven Lake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어차피 Bear Mountain에는 차를 파킹하다

세월을 다 보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에휴, 어디로 가란 말이야?






 숲 속은 가을이 익어가고 있었다.

들꽃은 마치 말린 꽃처럼 서걱거렸다.


ㄱㅏ을이 익어간다는 말은

수분이 빠진다는 말이고

땅으로 떨어진다는 말이다.


가을은 다분히 철학적이다.


숲이 서서히 비어가고 있었다.




호수의 물 속에도

가을이 들어 앉았다.







































졸을과 허기에 지쳐 집에 돌아오니

아이들이 뒷마당에 모여 있었다.

Oktober Fest에 가다 길이 막혀

회항을 했단다.

우리집 뒷뜰에서 작은 축제가 열렸다.

맥주와 함께

가을 오후를 아이들 깔깔대는 소리를 들으며

축제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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