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으로 본 이탈리아 - 성 베드로 성당 2
돔으로 오르는 계단은 성당 오른 쪽에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오른쪽에 몇 점의 모자이크 작품이 있어서
잠시 눈길을 주었다.
베드로 사도와 관련된
성서 내용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 같았다.
예수께서 수난 당하기 전 산에 기도하러 갔다.
제자들에게 깨어 기도하라 이르고는
당신은 외딴 곳으로 가서
홀로 고독 속에서 기도했다.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는 예수의 말씀과는 상관 없이
잠에 곯아 떨어졌다.
영적인 잠.
나라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엔 깨어 기도하려고 했겠지.
그런데 옆을 보니 다들 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뭐라고 혼자 깨어 기도를 해.
에라 모르겠다고 하며
스르르 눈을 감았을 것이다.
한 없이 약한 인간.
잠에 떨어진 제자들을 발견한 예수의 심정이 어땠을까?
낮은 톤으로 꾸짖기는 했지만
불같이 노여워 하거나
난동을 무리지 않았다.
오히려 약하디 약한 인간의 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을 것 같다.
깊은 연민.
그것이 사랑이다.
자기가 지시한 일을 하지 않은 제자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품는 마음.
예수 성심.
그런 예수의 마음과 만날 때
난 눈물이 나곤 한다.
그리고 얼마간 깨어 기도하곤 한다.
예수로부터 열쇠를 받는 베드로의 손
그런데 하필이면 열쇠가 금빛일까.
천국의 장엄함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한 열쇠도 합당한
가치가 잇어야 하니 금빛으로 표현한 것 같은데
꽃모양이나
아니면 꽃 향기 같은 것으로
열쇠를 표현할 수는 없었을까?
어차피 천국의 열쇠는 상징이기에-----
예수 승천
놀라움으로 어쩔 줄 모르는 제자들의 표정,
부활과 승천에 대해
여러 차례 들었음에도
막상 일이 닥치면
어리둥절하는 우리네 삶.
말씀이 내 안에 깊히 뿌리 내리지 못한 까닭이다.
베드로의 발을 씼는 예수.
무릎을 꿇고
베드로의 눈보다
더 낮은 곳에 자리한 예수.
저리 낮은 곳에 있는 예수인데
성당은 왜 그리 크고 높아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