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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California Mission

California Mission 1 - San Simeon

 

California Mission 1 - San. Simeon

 

-새벽 4시에 일어나 찍은 사진-

 

 

5-6년 전에 캘리포니아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 주최한 성지 순례 여행이었다.

San Diego에서 시작해서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는

코스였다.

 

나는 순례도 순례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진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제사보다는 젯밥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떠난 '여행'이었다.

결혼 25주년이 되는 해였나 

하여간 그런 시기와 비슷하게 맞물려 있던 때라

도랑치고 가재 잡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했다.

시작을 San Diego에서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San Simeon의 바닷가부터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벌써 기억은 다 지워지고

조각만 남은 상태여서

사진 위주로 기억을 떠 올리려 한다.

밤이 늦어서 도착한 San Simeon에는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도착한 날의 밤바다.

 

 

참으로 어리숙했던 호텔.

전에도 앞으로도 이런 곳을 만나지는 못할 정도.

 

 

 

 

어디론가로 나 있는 길.

내가 어디 있는지 

나의 좌표를 알 수 없었다.

내가 어디 있는 지 모를 때,

길이 있어도 그것은 길이 아니다.

 

새벽 네 시에 잠이 깼다.

바닷가로 나갔다.

어둡고, 구름이 짙었다.

밤 동안 내리고 남은 비가 가끔씩 머리 위로 떨어졌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얹고

노리개를 30초 동안 연 채로

찰칵.

 

 

 

 

 

 

 

이 곳이 바다라는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을 정도.

먹구름이 잔뜩 낀 바다.

그리고 파도 소리.

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성난 파도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 후 날이 밝았다,

구름이 잔뜩 낀채로.

 

 

 

 

 

 

 

해변엔 Sea lion들로 북적

사람들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날은 흐려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내는 어느새 그 고장의 이름이 들어간

포도주 한 병을 샀다.

내 동생의 세례명이 'Simeon'이다.

 

그런 기억들이 아직 남은 곳.

San Simeon에서의 짧은

하룻밤은 그렇게 끝이 나고

우리의 여정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