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해맞이

 

 

우리가 다녀온 Acadia 국립공원의

해맞이는 유명한 모양이다.

아마도 미국에서 해 뜨는 모습을

가장 일찍 볼 수 있는 곳일 것이다.

도착한 다음 날도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없었다.

돌아오는 날은 해가 난다고 해서

세벽 4시에 일어나 Cadillac산으로 향했다.

일어나 바다로 향한 호텔 창을 여니

불그스레한 빛의 띠가

채 걷히지 않은 구름을 뚫고 나와 

동쪽 하늘에 걸려 있었다.

 

 

 

호텔 창을 열고 대충 한장 찍었다.

해 뜨는 시간은

정말 빠른 것 같았다.

한 주가 지난 후 집에 돌아와

해 뜨는 사진을 찍으러 나갔을 때도

다섯 시 반이나 되어서야

해가 보습을 드러내었다.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물만 얼굴에 찍어바르고

산으로 향했다.

 

 

 

산으로 오른는 길은 한산했다.

그래서 산에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주차장엔 차들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차 밖으로 나오니 찬 바람이 몰려왔다.

그냥 찬 바람이 아니라

몸이 얼어버릴 것 같을 정도로 차가왔다.

항구 앞에 있는 섬들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마을의 불빛이 흐느적거렸다.

 

 

 

사람들은 왜 잠을 설쳐가면서

해 뜨는 걸 보려는 것일까?

'첫'이라는 말이 주는 신비로움이나

호기심 같은 것일까.

그런 설레임으로

해는 떠오를 것이다.

첫 해, 첫 날 , 첫 마음.

 

 

 

 

 

 

 

 

담요까지 두를 정도로 추웠던 아침.

그런 설레임이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부러우면 지는 거고

설레이면 이긴다.

 

 

 

이틀 동안 내린 비가

흘러 내린다.

물이 햇빛에 물이 들었다.

물 소리에도 붉은 빛이 돈다.

 

 

 

 

 

항구 반대편의 호수엔

붉은 구름이 잠겼다.

멀리 Blue Hill에도 붉은 기운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