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스쳐지났던 두 노인의 뒷 모습.
아무리 무심하게 길을 간다고 해도
내 몸, 아니면 내 마음 어딘가에서
순수하지 않은 미세한 파장이 이는 모양이다.
아주 작아도 자연스럽지 못한 마음이 새들을 쫓아 버린 것 같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강론을 하면
새들도 가까이 와서
귀를 기울였다고 하는데--
때 묻은 내 영혼
누굴까, 저 집에 사는 사람은.
갈잎 스치는 바람 소리를
미치도록 좋아하고 그리워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한 섬이다.
그 고립된 섬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로 해서
인간은 인간다울 수 있는 법이다.
그 다리는 내가 될 수도 있고
그대가 될 수도 있다.
깊은 강물에 자신을 내 던지는
전적인 투신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
다리가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