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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축구팀 (시인과 선수들)

마무리 축구

 

동지가 지났어도

한겨울입니다.

아침 일곱시가 되었어도 아직 어둡습니다.

영영 아침이 올 것 같지 않습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차라리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속으로

바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이불 속을 포기하고

어둡고 찬  겨울 속으로

문을 밀치고 나간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밤 사이 눈이 내렸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가끔씩 몰아치는 겨울 바람 때문에

운동장에 도착해서도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운동장에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애초에 길은 없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 눈 밭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길은 아무 데도 없었습니다.

 

 

 

 

-길은 아무데도 없고

길은 결국 아무데나 있다-

(서정주의 시 바다 중에서)

 

누군가가 첫 발을 떼었습니다.

허무한 눈밭에 길을 내었습니다.

 

 

 

 

 

누군가가 또 발자국을 떼었고

그리하여

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날도 훤히 밝아졌습니다.

누구인지 뒤에 오는 이들이

편히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씁니다.

 

허무한 바다에 배를 만들어

띄우고 노를 젓는 일.

 

그것을 우리는

꿈, 혹은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볼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일을

감히 시작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파이어니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영미 시선에 이런 시가 있었습니다.

 

There once lived a girl,

living every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그 시인이 누군지 모릅니다.

내일이 오늘과는 다르리라는 꿈을 가진 사람은

밖에 눈이 쌓여 있어도

그리고 찬 바람이 맵짜게 불어도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힘차게 문을 밀치고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길을 마다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우리는 Happy New Year라고 인사합니다.

진정으로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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