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가 지났어도
한겨울입니다.
아침 일곱시가 되었어도 아직 어둡습니다.
영영 아침이 올 것 같지 않습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차라리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속으로
바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이불 속을 포기하고
어둡고 찬 겨울 속으로
문을 밀치고 나간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밤 사이 눈이 내렸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가끔씩 몰아치는 겨울 바람 때문에
운동장에 도착해서도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운동장에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애초에 길은 없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 눈 밭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길은 아무 데도 없었습니다.
-길은 아무데도 없고
길은 결국 아무데나 있다-
(서정주의 시 바다 중에서)
누군가가 첫 발을 떼었습니다.
허무한 눈밭에 길을 내었습니다.
누군가가 또 발자국을 떼었고
그리하여
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날도 훤히 밝아졌습니다.
누구인지 뒤에 오는 이들이
편히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씁니다.
허무한 바다에 배를 만들어
띄우고 노를 젓는 일.
그것을 우리는
꿈, 혹은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볼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일을
감히 시작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파이어니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영미 시선에 이런 시가 있었습니다.
There once lived a girl,
living every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그 시인이 누군지 모릅니다.
내일이 오늘과는 다르리라는 꿈을 가진 사람은
밖에 눈이 쌓여 있어도
그리고 찬 바람이 맵짜게 불어도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힘차게 문을 밀치고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길을 마다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우리는 Happy New Year라고 인사합니다.
진정으로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축구팀 (시인과 선수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구 경기 (0) | 2013.11.04 |
---|---|
축구경기 (시인과 선수 vs. 불가사리) (0) | 2013.01.21 |
축구경기 3 (0) | 2012.10.15 |
축구경기 2 (0) | 2012.10.15 |
뉴저지 장로 교회 팀과의 경기 1 (0) | 2012.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