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친구(들)의 전성시대 5 - 슈크림빵
한국 방문 중 고교 동기생 아들의 결혼식이 있었다.
혼주인 친구에게 축하의 인사를 하고
다른 동기들과 만났다.
그때 J가 나에게 종이백 하나를 슬그머니 내밀었다.
나는 당최 종이백 안의 내용물을 짐작할 수 없어서
도대체 무어냐고 J에게 의문 가득한 눈짓을 건넸다.
"크림빵이야. 슈크림빵"
나는 금세 상황을 알아차렸다.
벌써 몇 년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크림빵 이야기가 나온 것은.
J의 동네에 빵가게가 하나 있는데 슈크림빵이 그렇게 맛이 좋다는 거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 슈크림빵이 언급되었는지는 모르나
본능적으로 내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
"기회가 되면 한 번 맛보고 싶어."
꼭 먹어보아야겠다는 강한 의지라기보다는
J가 꺼낸 말에 대한 반응이 80%를 차지하는
전혀 구속력이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J는 기억마저 희미해진 그때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나를 만나면 건네주려고 일부러 빵을 사들고 온 것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를 건너 긴 시간이 지나서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도
J는 내 소원(?)을 기억하고 실현시켜 준 것이다.
"호텔에 가면 바로 냉장고에 넣고 생각날 때 꺼내 먹어."
나는 친구들과 헤어져 호텔에 돌아와
종이백을 열었다.
종이백 안에는 낱개로 포장된 빵이 세 개씩
여섯 개가 나란히 두 줄로 담겨 있었다.
빵 하나하나는 두툼했다.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할 정도의 크기였다.
나는 그중 하나의 포장을 걷고
빵 하나를 베어 물었다.
빵 안에는 단팥이 들었는데 그리 달지 않아서 내 입에 꼭 맞았다.
빵도 반죽을 어떻게 했는지 보드라우면서도 찰기가 있었다.
한마디로 맛이 고급스러웠다.
거기에 온갖 종류의 견과류도 들어 있어서
영양가도 풍부한 것처럼 생각되었다.
배가 부름에도 빵 한 개를 후딱 먹어치웠다.
나중에 아내가 외출 후에 호텔로 돌아왔다.
아내에게 빵 하나를 권했다.
슈크림빵을 건넸는데 아내는 맛을 보더니
팥이 들어 있는 빵을 달라고 했다.
아내도 맛나게 빵 하나를 먹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빵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체중 느는 것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결국 나는 팥빵 하나 남은 것과
크림빵 세 개를 이틀 동안 다 먹어치웠다.
한국 방문 동안 나름 체중 관리를 잘했는데
막판에 모두 도루묵이 되고 말았다.
오늘 오후에 gym에 가서 운동을 했다.
한국에 가기 전에는 턱걸이를 두 번 반까지 했는데
오늘은 한 번을 제대로 하질 못했다.
힘들게 공들인 탑이 거의 다 무너지고 말았다.
체중을 재어 보았더니 한국 방문 동안 5 파운드가 늘었다.
-왜 내 주위에는 이렇게 나쁜 친구들만 있는 것일까?-
한국에 돌아온 지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그 달달한 슈크림빵의 달콤함과 함께
나쁜 친구 J가 그립다.
The Golden Age of Bad Friends 5 - Cream Bread
During my visit to Korea, there was a wedding of a high school classmate's son.
I congratulated the groom and met other classmates.
At that moment, J discreetly handed me a paper bag.
Unable to guess the contents of the bag,
I gave J a questioning look.
"It's cream bread. Creamy cream bread," J said.
I quickly realized the situation. I
t must have been several years since the cream bread stories emerged.
There is a bakery in J's neighborhood,
and their cream bread is said to be exceptionally delicious.
I couldn't recall the context of our previous conversation about cream bread,
but instinctively, my mouth was watering.
"I want to try it when I get the chance."
It wasn't a strong determination to try it,
but rather a response that occupied 80% of my reaction to J's words,
lacking any compelling force.
However, J remembered the vague statement I made back then,
and intentionally bought the bread to give it to me when we met.
Despite the long time that had passed since the era of the coronavirus, with no specific plans made,
J remembered my "wish" and made it come true.
"Put it in the hotel fridge and take it out when you crave it," J advised.
After parting ways with friends and returning to the hotel, I opened the paper bag.
Inside were individually wrapped bread, six in total, arranged neatly in two rows.
Each bread was thick, and even one could satisfy hunger.
I picked up one package and took a bite.
It had sweet red bean filling that wasn't overly sweet, fitting perfectly in my mouth.
The bread was soft yet chewy, exuding a luxurious taste.
It also contained various types of nuts, giving the impression of a nutritious treat.
Despite feeling full, I quickly devoured one bread.
Later, when my wife returned to the hotel after going out, I recommended one to her.
She tried the cream bread but requested one with red bean filling instead.
After enjoying her bread, she declared that she wouldn't eat any more, expressing concern about gaining weight.
In the end, I managed to finish the remaining red bean bread and three cream breads in just two days.
Despite managing my weight well during my visit to Korea, it all crumbled at the end.
This afternoon, I went to the gym to exercise.
Before going to Korea, I could do two sets of chin-ups, but today I struggled to complete even one.
The hard-earned gains in the gym almost crumbled.
When I checked my weight, I found that I had gained 5 pounds during my visit to Korea.
Why are there only bad friends around me? -
It's been just a day since returning to Korea, but I already miss the sweetness of that cream bread and,
along with it, the bad friend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