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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

11/27/23 일기 - 한국방문

11/27/23 일기 - 한국방문

 

 

한국에 왔습니다.

백수가 되니 시간이 철철 넘칩니다.

올해에는 특별히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사실은 3월쯤에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갈 예정이었는데

나도 따라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비행 마일리지를 올해 안으로 쓰지 않으면

많은 부분이 사라질 것이라는 아내의 말에

이스라엘 대신 한국으로 행선지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현지 사정으로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무산되었습니다.

마음 편히 한국행에 올라 열다섯 시간 넘는 비행 끝에

한국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변하지 않은 것 같아도 조금씩 바뀐 것들이 있습니다.

2 년 전만 하더라도 공항버스를 탈 때

미리 티킷을 구매하지 않고 버스 승차 시에 요금을 지불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습니다.

착착 시스템이 조직적, 합리적으로 바뀌는 걸 보니 참 뿌듯했습니다.

지난 10 월 한 달을 이탈리아에서 지냈는데

밤늦게 로마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아가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릅니다.

택시 기사들의 담합으로 웃돈을 얹어주지 않으면 택시를 탈 수 없었습니다.

 

공항버스 하나로 한국과 이탈리아 사이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서

짧은 글 하나를 인터넷에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저녁 호텔에 도착해서 인터넷을 연결하니

Wow!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빨리빨리라는 걸로 한국인의 한 단면을 묘사할 수 있는데

물론 그것이 절대적으로 놓다 나쁘다를 단정 지을 수는 없어도

적어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느지막한 저녁에 되어서야  호텔에 도착해서

망설이다 호텔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집에서는 다섯 시 이후에는 뭘 먹는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양평 해장국과 해물 순두부를 먹었는데

맛도 있고 값도 뉴욕에 비해 저렴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비싸다는 생각들을 할 테지만---)

 

사실 이제는 한국에 와야 할 가장 커다란 이유 하나가 없어졌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고,

동생 둘도 다 미국에 이민 가서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만나면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는 친구들이 있고

어딜 가도 먹을 걱정 하지 않아도 되니

여행지로 한국만큼 좋은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밤 한 끼 맛나게 먹고 괜히 흐뭇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내일 아침 친구들과 트레킹을 할 예정입니다.

이제 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