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침을 맞았다.
베란다에 나가서 맞은 아침 공기가 상큼했다.
커피 두 잔을 마시며 아침 시간을 보냈다.
걸어서 아침 미사를 다녀왔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완벽한 날씨였다.
사파이어와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바다의
햇빛이 떨어지는 부분에서는
투명한 물비늘이 반짝이고 있었다.
큰 아들이 왔다.
며느리는 뉴욕시 4개 보로를 달리는 자전거 타기 행사에 갔다고 했다.
같이 피클볼을 했다.
아내가 정성껏 마련한 점심을 먹었다.
아들 덕에 조금 더 호화로운 식사를 했다.
오후 2 시까지 이어지는
성당(St. Francis De SAles)에서 주최하는 헌혈 행사에 다녀왔다.
거의 오후 1 시쯤에
학교 강당에 들어갔는데
20여 명이 헌혈을 하거나 헌혈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헌혈자들은 20-30 대 청년 둘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었다.
미국이 굴러가게 하는 것은
많은 부분,
나이 든 사람들의 헌신과 봉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헌혈자로 등록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여러 가지 설문에 대답을 하고서야
비로소 혈압과 철분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혈압이 120/80이라고 간호사가 알려주었다.
내 나이에 이런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뻤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누군가의 피를 받지 않고 나눌 수 있음은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일인가.
그저 고맙고 행복한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