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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초상

이 사진이 찍힌 것은 1982 년  7 월이었을 것이다.

사진이 찍힌 곳은

보병 제12 사단 사령부가 있던 원통 어디였을 것 같다.

 

51 연대 전투지원중대에서

106mm 무반통총 소대장으로 2 년을 근무하고 소집해제된 뒤

집에 왔다가 만기적금을 찾으러 원통에 갔던 길에 찍은 것이다.

농협 원통 지점에서 돈을 찾고 돌아도던 길이었다.

 

소위 초봉이 6만 2 천 원인가 했던 시절.

그중 4만 원을 떼어 적금을 들었다.

남은 돈 2 만원으로 한 달을 살기가 너무 빠듯했다.

수은주가 섭씨 영하 30 도까지 내려가던 곳이었는데

장교 숙소에서 혼자 지냈다.

방 안에도 얼음이 꽁꽁 얼었다.

 

연대의 다른 총각 장교들은 부대 밖에 방을 얻어서 살았지만

한 달 생활비 2 만원 가지고는 언감생심, 마음을 먹는 것도 사치였다.

잔교숙소는 있어도 기름 한 방울 제공되지 않았다.

그 기름은 다 어디 갔을까?

부조리를 보고도 아무 말할 수 없었던 시절.

 

그런 고생을 하고 2년을 지내고 나니

그 당시로는 제법 목돈이 모였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학비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리 했던 것 같다.

내 피의 온기로 추위를 녹이던

그렇다, 나도 청춘이었던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