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지 거의 두 해가 지났다.
바닷가에 있는 우리 아파트는 방이 두 개인데
먼저 살던 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작다.
그런데 처음에는 작다고 느껴지던 집이
이제는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집은 작아도 몇바퀴 옆으로 구르면
거기에 바다 정원이 있기 때문이다.
바다 옆으로 몇 시간이라도 산책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큰 집을 소유하고 있는 셈인가.
그제도 해가 기울 무렵 바다에 나갔다.
해가 지면서
바다와 하늘에 남기는 빛의 잔치를 보면서
황홀경에 빠졌다.
눈에 보이는 소유물이 작아도
마음이 그어 놓은 경계를 허물면
우주가 다 내 안에 들어오는 것을------
어제 종일 내리던 베가 멈추고
오늘 아침엔 수평선에서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바다 정원으로 산책을 나가야 할 시간이다.
(사진은 그제 바다 정원에서 찍은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