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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일기 - 바다

독신 일기 - 바다

독립기념일이다.

 

어제저녁부터 날이 어두워지면서

시작된 불꽃놀이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폭죽 소리에 잠을 깨서 시간을 보니

새벽 두 시 반쯤.

 

다시 잠을 청해서 눈을 감고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눈을 떴다.

4 시 40 분.

 

창 밖에는 멀리서부터 아침이 시작되고 있었다.

구름이 몇 점 없는 거의 투명에 가까운 여명이었다.

베란다로 나가보니

어제와는 다르게 습기가 빠져나간 바람이

살갗을 간질이며 지나갔다.

 

바다로 나갔다.

 

시 청소국 직원이

청소차로 부지런히 모래사장을 청소하고 있었다.

차가 지나간 곳의 모래가 아주 가지런히 정돈된 것이

내 마음도 차곡차곡 정돈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내 마음의 청소차.

 

아침마다 한 번씩 지나가면

'가지런히 정리가 되는

마음의 청소차 같은 것이 있다면----

 

그리고 노인 한 명이

금속 탐지기로 바닷가의 모래를 훑으며

천천히 아침 속으로 지나갔다.

 

해가 일단 지평선 위로 떠오르면

금세 주위가 밝아진다.

 

발을 바다에 담그니

오늘 아침엔 작은 조개들이 밟혔다.

 

바다는 매일 바뀌는 것 같다.

지난주 일요일에 바다에 갔을 때는

해초가 그렇게 많더니

오늘은 조개가 대세다.

 

바다는 늘 같은 것 같지만

늘 다르다.

같은 파도, 같은 소리는

한 번도 경험할 수 없다.

 

혼자 있어도

바닷가에서는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잊는다.

 

바다의 품은 가늠할 수 없이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