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뉴저지 집을 출발한 것은
시계가 자정을 넘기고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잠을 자고 눈을 뜨고 일찍 출발해서
메인 주에 있는 Headlight Light House에
다녀오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였다.
"여보 자?"
"아니."
"그럼 지금 떠나자."
그 시간에 떠나면
등대에서 일출을 볼 수도 있으려니 하는
기대를 마음에 품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일요일 새벽,
길은 어두웠다.
그런데 보스톤 근처에 다다르자
숲과 산 속이 훤히 보였다.
그곳에는 눈이 내린 것이었다.
어둠 속의 눈 내리 숲과 산은
마치 우리가 동화 속을 지나가는 것 같은
환상적인 느낌을 갖기에 충분했다.
거의 여섯 시간 동안
어둠을 가로질러 도착한 등대가 서 있는 곳에는
우리가 기대했던 해 대신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 내리는 어둠 속에서
빛을 내던
등대의 따뜻한 눈빛.
사진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그때의 풍경을
꿈에서 본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본 것인지
구분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날부터 내 안에
등대 하나가 불을 밝혔다.
갑자기 떠난
짧은 여행이 준
황홀했던
기.억.
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