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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겨을(가을? 겨울?)숲

지난 일요일,

거의 스물 다섯 해를 살았던 집이 있던 동네에 다녀왔다.

 

우리가 살던 짐에서 걸어서도 5 분이 채 걸리지 않은 곳에

Pondside Park가 있다.

그리운 사람의 곁에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하는 것처럼

옛집에는 가지 못하고

Pondside park에 들렸다.

 

해는 이미 뉘엿뉘엿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옅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연못이라고 하기엔 크고,

호수라고 하면,

듣는 사람의 입술 밖으로

'애계계'하는 소리가 즉시 흘러나오는,

그런 곳이다.

 

못은 내 키의 몇 배가 되는 나무들로 둘러싸여서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는 날의

느지막한 오후가 되면

이미 공원 안은 어스름한 나무 그림자로 덮인다.

 

물 위엔 Canadian Goose들이 떼로 모여서

산책을 하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예전에 늘 있던 자라 세 마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물 위로 뛰어오르던 물고기도 잠잠했다.

 

그 녀석들의 안부가 궁금했다.

 

그때 흐린 구름 사이로 잠시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둔 숲 속이

잠시 부분 조명을 받은 것처럼 밝았다.

 

깊어가는 계절처럼

조금씩 어두워지던 마음에

반짝 희망처럼

빛이 들어왔던

그 순간,

 

겨을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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