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a garden, Cafe Maria
일요일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해가 막 솟아올랐다.
해도 이젠 조금씩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한다.
운동을 마치면 이미 백주 대낮이었던 게
바로 며칠 전이었던 것 같은데----
커피 한 잔 내려서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 한쪽에 아내가 다육이를 비롯한
화초를 키운다.
이름하여 Maria's Garden.
아이들이 모두 집을 떠난 뒤에도
아내는 생명을 가꾸고 키우는 일에
마음 쏟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꽃송이 하나, 이파리 하나
아침마다 눈을 맞추고 보듬고 입을 맞춘다.
꽃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Maria's Garden에서
제일 경치가 좋은 곳에
높은 탁자 하나를 놓고 카페를 열었다.
꽃들이 있던 자리를 내가 차지하고 싶어서
아내에게 부탁을 했다.
높은 탁자를 놓고
거기서 커피도 마시고
때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아내와 나를 위한 카페.
이름도 지었다.
Cafe Maria
Maria라고 불리는 아내의 이름을 딴 것인데
Ave Maria와 라임이 절묘하게 들어맞아
내심 기분이 좋아지는 이름이다.
꽃들의 재잘거림과
햇살,
때론 빗살,
그리고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어우러지는 Cafe Maria의 아침은
커피 향까지 어우러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