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우리 콘도 1 층에 있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한 것이 두 달을 넘겼다.
마음먹은 것을 잘 실천하지 않는
성격인 나는 아예 계획도 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사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잘 안 될 텐데----'
그런데 두 달이 넘도록
운동 시작한 초기에 두세 번 빠진 걸 빼고는
끼니 안 거르고 밥을 먹는 것처럼
꼬박꼬박 새벽마다 헬스장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작심을 한 것도 아니고
"한 번 해 볼까?"라는 아주 소극적인 태도로
헬스장 문을 연 것은
코로나 백신 2 차 접종까지 마친 뒤였다.
헬스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뉴스에서 접한 까닭에
그 전에는 1 층에 있다고는 하지만
헬스장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다.
처음에 헬스장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운동기구가
너무 낯이 설었기 때문이었다.
러닝 머신이라고 하는 Tread Mill이나
자전거 같은 기구만 아는 체를 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낯선 식당에 가서
밑반찬의 맛을 보듯
이것 저것 건드리며 익숙해지려 한 것이 운동의 전부였다.
그렇게 한 달 가량을 보내고 나니
대 여섯 가지 운동 기구를 사용하는
나만의 운동 방식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상체 운동을 한 경험이 거의 없는 내가
벤치 프레스나 Lat Pull Down 같은 기구를 사용해서
운동을 할 때는 보통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근육이라고는 거의 없는 상태에서
근력으로 무거운 중량을 들고 당기고 하는 일은
정말 하기가 싫었고,
지금도 그 싫은 마음엔 변함이 없다.
그런 근육 운동은 자기가 할 수 있는 한계 체중을
열 차례씩 3 세트를 들고 당기는데
고통 때문에 근육들이 마구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입에서는 고통의 한숨소리도 흘러나온다.
나만의 한계를 반복하고 넘어서면서
근육은 성장을 한다는 것이
한결같은 근육 운동의 법칙이란다.
새벽마다 악을 쓰고
비명을 지른 탓인지
처음과 비교했을 때 내 몸에 차도가 생겼다.
여기저기서 근육들이 불거져 나오는 중이다.
이건 순전히 주관적인 것이다.
아마 샘 많은 친구들에게 보여주면
그것도 근육이라고 자랑질이냐며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안다.
두 달 전과 지금의 내 몸에 일어난 변화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눈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나로서는 여간 대견하고 흐뭇한 것이 아니다.
삶은 어차피 주관적인 것이다.
내 삶은 내가 사는 법이니 말이다,
한계의 무게를 들 때(고수가 보면 웃을 일이지만)
나의 근육은 고통을 느낀다.
참으로 아프다.
그 아픔을 통해 내 몸의 근육은 오늘도 성장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아프냐?"
라고 물으면
"아프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프니까,
(그리고 그 아픔을 통해서 조금씨 성장하고 있으니)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당당히 외치고 싶은 것이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말이다.
https://blog.daum.net/hakseonkim1561/2580#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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