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여행2
날이 흐렸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길을 나섰다.
눈이 부시게 맑고 따뜻했던 낮에는
바닷가에 제법 사람들이 많았는데
해질 무렵엔 다들 집으로 돌아가고
파도소리만 크게 들렸다.
135가에서
동넷길로 들어섰다.
큰 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을 가로질러
자마이카 베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집마다 초록의 잔디가 싱싱했다.
봄꽃들이 여기더기서 툭툭 벌어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9.11 기념공원에 들렸다.
맨해튼이 잘 보이는 곳에
그 날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공원이 있다.
찾는 이 별로 없는
그 공원에 잠시 머물렀다.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