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옆길로 샜다.
늘 목적지만을 염두에 두기에
나는 좀처럼 길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목적지까지의 시간 단축을 위해서
살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젠 가끔씩 외도를 하기로 했다.
외도의 재미라고 해야 하나?
옆으로 벗어나야 볼 수 있는
새로운 세계와,
그 풍광이 추파를 던지는데
이젠 못 이기는 체
애써 유혹을 물리치지 않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자욱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안개도 끼어서
몽롱한 기운이 사방에 가득했다.
빨간 아크릴 간판과
밝은 전등 외에는
모든 것이 회색과, 흑백으로 보였다.
희미한 풍경은
자연 탓인가
내 눈 탓인가.
장주접몽
모든 것이 몽롱했던
오.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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