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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찢어진 꿈 혹은 버려진 꿈

찢어진 꿈 혹은 버려진 꿈

 

매일 아침마다 내 기분을 좌우하는 것은

세탁소 앞의 정경이다.

전날 날이 몹시 춥거나,

비나 눈이 많이 내린 경우는 가게 앞 인도가 비교적 깨끗하다.

그러나 날이 맑고 덥거나 따뜻한 밤을 맞은

다음 날 아침엔 어김없이 세탁소 앞은 여러 종류의 쓰레기가 널려있기 마련이다.

그런 날은 일 시작 전부터 속된 말로 기분 잡친다.

 

내가 버리지도 않은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삶의 회의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을 경우,

시 청소국 단속원에게 적발되면 벌금이 100 달러이다.

그러니 쓰레기 치우는 일은 싫건좋건,

내 일이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인데

피할 수 있으면 즐기라는 누군가의 말은

이 경우에는 전혀 효력 울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 허황된 말로 세상 사람들의 사고체계를 현혹하는 사람들이

매일 우리 세탁소 앞의 청소를 담당하게 싶은 마음이 자주 든다.

 

수많은 쓰레기 중 나의 애를 먹이는 것 중 하나가

찢어진 로또 종이다.

주차 티킷을 발부하는 기계와 지하철 기둥 사이가

쓰레기를 버리기에 최적의 장소인지

사람들은 대개 그곳에 

자신들의 찢긴 꿈을 버리는데

그곳은 공중에 있는 지하철에서 내려오는 물받이 홈통의 종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얇은 종이 조각은 지면에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기를 완강히 거부를 한다.

 

만물의 영장이 내가 아침이면

버려진 누군가의 꿈 조각들과 씨름을 하며

씩씩대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누군가에게는 한낱 찢기고 버려진 꿈이

또 누군가에게는 치워야만 하는 짐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자리를 뜨면서

무언가 쓰레기를 남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

아 가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