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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여행 3 -Lamen집, Palais Royal

 

호텔에 여장을 풀고 파리 탐험에 나섰습니다.

지인이 추천해 준 코스를 따르는 것이었는데

일단 택시를 탔습니다.

파리구경도 식후경이라고 지인이 찍어준 라면집을 찾았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건물 밑으로 난 길을 지나

박물관 뒷 편의 어느 골목에 그 라면집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라면 한 그릇 먹자고 택시까지 타고 길을 나선다는 것이

좀 그렇긴 했지만

추천한 사람의 성의라는 것이 있는 데다가

우리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니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찻길도 좁고, 인도도 좁습니다.

인도도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여서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면 옆으로 비켜서야 했습니다.

넓고 풍족한 공간에서 살다가

이런 곳에 오니 불편합니다.

불편함이 주는

느림의 미학을 살짝 맛 봅니다.

 

두 블럭 정도에 일식 식당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혹시 한국식당이 있나 하고 둘러보았으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적지인 '히꾸마'란 식당을 찾긴 찾았는데

식당 안은 물론 길 밖에까지

줄이 늘어섰습니다.

한 이십 분 쯤 기다려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곳이 바로 주방이었습니다

더 들어가면 홀이 둘 있었는데

거기서 사람들은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주문한 김치 라면입니다.

특이한 것은 어느 라면이든 돼지고기를 넣고

돼지고기로 국물을 우려내었습니다.

얼큰한 것이 먹을 만 했습니다.

가격은 10유로 정도.

라면과 함께 만두도 전문인 모양입니다.

우리 옆 자리에 앉았던 프랑스 젊은이들도

자연스레 김치라면을 시켜 먹는 걸 보고

책에 인세를 받는 것처럼

음식에도 그런 걸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치를 따로 주문했더니

작은 접시에 하나에 4.5유로를 더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대는 하지 않았어도

김치맛 제대로였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올 때도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기다리는 사람들을 헤치고 나와야 했습니다.

여전히 줄이 밖에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목적지인 Palsis Royal로 걸어가던 중에

'잔치'라는 상호가 붙은 한식당을 만났습니다.

주일이라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고 낯선 곳에서 한글을 보니

괜히 반가와서 한 장!

 

 

 

한 블럭이 너무 길다 보니

다음 블럭으로 질러 갈 수 있도록

건물 밑으로 길을 내었습니다.

누군지 보행자에게 샛길을 제공하기 위해

자기 건물의 일부를 포기한 사람의 넉넉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나는 얼마만큼 이런 사람들의 덕을 보고사는 지 모르겠습니다.

내 것은 꼭 움켜쥐고 말이지요.

바로 그 건물로 들어가는 집 입구에

저런 손목을 걸어두었습니다.

저걸 이용해서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말이지요.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머입니다.

물론 살짝 웃었습니다.

 

 

 

여기는 Comedie Francais.

희극을 상영하는 유명한 극장인 모양입니다.

건물엔 유명한 희곡작가들의 얼굴의 부조가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대충 몰리에르, 라신,---

더 이상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뒷편에 있는

지하철 역입니다.

왕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Palais Royal 로 들어가는 길.

 

 

이렇게 키 차이가 나는 원통으로

광장 하나를 채워 놓았습니다.

우리 부부 한 컷.

 

 

 

드이어 모습을 드러낸 Palais Royal

대충 넘겨 짚어 왕실의 정원 같은데-----

겨울이라 그런지 뭐 별로 볼만한 구경거리가 없습니다.

단지 이 나무들.

잎은 지고 가지만 남았는데

한국 조폭들의 깍두기 머리처럼

깎듯하게 깎아놓았습니다.

그것 하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파리에는 가로수로 플라타너스가 많았는데

여기 도열한 이 나무들은 혹시 마로니에가 아닐까?

짐작일 뿐입니다.

'마로니에의 길'-대학 때 보았던 정하연이 쓴 연극의 제목.

그 연극에 나오는 대사 때문에 연극에 매료된 적이 있습니다.

 

 

 

카메라 앵글을 달리 해서

한 장.

사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예쁜 마음으로 보면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나무도 꽃도 다 지고

오직 분수대만 제 몫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침 사진을 찍는 나를 위해

무지개가 나타났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보여지는 사물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보이는 것들 중

중요한 것들을 얼마나 놓치고 살고 있는지-----

 

 

물방울과 물의 충돌-----

충돌은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그 에너지가 파괴적이냐, 건설적이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역사가 변합니다.

30년을 함께 살아온 우리 부부는

어떻게 이 충돌을 수용하고 감싸 안으며

살아왔을까----

아 , 30년의 세월.

 

저 물방울 같은 시간, 시간들.

 

 

 

 

 

충돌을 감싸안으면

그 충돌도 축복이 됩니다.

저 무지개가 염화시중의 미소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도 슬그머니 미소꽃을 피워 답례합니다.

 

 

 

 

나뭇가지가 땅에 그리자를 드리웠습니다.

늘 공중에 떠 있는 삶이지만

자기 고향인 대지를 그리워합니다.

그래서 숙명처럼

사람들도 대지에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고향, 대지.

 

 

 

한가, 느림.

 

 

함께 걸어온 시간이 얼마나 될까?

저 두 사람.

함께 지난온 시간들에게

나무들도 축복을 보냅니다.

앞으로 함께할 시간들에게도

축복이 함께 하길-----

 

 

주일이라 가족들이 함께 나왔습니다.

가장인듯 한 사람은

아예 노골적으로 잠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귓전의 물소리.

물소리 들리는 꿈.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이런 걸 평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요함이 주는 평화가 있다면

이 아이는 움직이는 평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 평화.

 

나도 한적함이 주는 평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이 상징하는

자유, 평등, 박애.

 

나는 그 중 하나를

분수대 옆에서 잠든 사람과

저 아이에게서 보았습니다.

 

 

 

저 아이가 향하고 있는 세상이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 평등 박애가 있는,

그리하여 평화가 깃든

그런 세상, 그런 삶-------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