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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미국 여기저기

Wilmington의 새벽 바다

Thanksgiving day가 지나고 맞은 주일에 아내와

길을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North carolina에 있는 Jacksonville.

막내 아들 민기가

음악 학교가 있는 Virginia로 가기 전

3주 동안 보병 훈련을 받은 곳입니다.

월요일 오후부터 있을 면회 시간에 맞추기 위해

여유를 갖고 출발했습니다.

거리를 보니 600마일이 넘었습니다.

시간은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를 예상했는데

열 두 시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Thanksgiving Day를 지내고 이동하는 차들로 I-95의

Virginia지역은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습니다.

우리가 묵을 Wilmington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여덟 시가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어차피 겨울이니 호텔 방도 널널하리라는 예상으로

무작정 떠났지만 낯 선 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곳을 찾는 일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습니다.

호텔을 정하고 밤 길을 나섰습니다.

낯 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는 즐거움 이 워낙 크기에 

피곤함도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Downtown과 사진을 찍을 바닷가를 미리 답사를 하는 것으로

고단한 하루 여정을 마쳤습니다.

5분 10분 상관으로 빛이 큰 차이가 나기 에

미리 자리를 보아 두지 않으면

좋은사진 찍을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은 늘 뒤척임으로 채워지기 마련입니다.

눈을 뜨니 새벽 다섯 시.

해가 뜨려면 한 시간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커튼을 들치고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다행히 밤새 비는 오지 않았어도 먹구를이 하늘에 그득합니다.

내 마음에도 먹구름이 내려 앉았습니다.

그래도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아내가 사진 찍고 싶어하는 나를 고려해서

이 곳 Wilmington의 바닷가로 행선지를 정했습니다.

바닷가에 도착해보니

아직 해는 뜨지 않았습니다.

해의 붉은 기운이 멀리 수평선 위에 긴 띠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도 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햇살이 파도에 실려 바닷가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바다를 행해 긴 다리 같은 것이 나 있습니다.

낚시꾼들이걸어 나가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Pier입니다.

수평선 쪽은 밝아 오는데

우리가 있는 바닷가엔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비를 피하려고

다리 아래로 피신했습니다.

교각에 파도가 부딪치며 물방울이 부셔졋습니다.

햇살도 부셔졌습니다.

바다는 온갖 소멸하는 것들이 모여

새로 태어나는 곳인 모양입니다.

 

 

 

날은 흐렸고 안개도 자욱했습니다.

사람들은 개를 데리고 조깅를 하고 있었습니다.

멀리 호텔의 불빛 하나가

불현듯 내가 이방인이라는 걸

일깨워주었습니다.

 

 

 

바닷가에 앉아 있던 새들이 갑자기 나타난 개 때문에

혼비백산 흩어지고 있습니다.

새들의 날개 위에도 햇살이

싱싱하게 파닥입니다.

 

 

 

이 새에게도 집이 있을까?

어는 곳에서 밤을 지새고

이 새벽 나와 만나고 있는 걸까.

 

 

 

더 이상 해가 구름에 가려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것 같아

돌아 나오는데

등 뒤로 따스한 기운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급히 차를 돌렸습니다.

구름 위로 해가 솟아오른 것입니다.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다를 향한 질주가 시작 되었습니다.

얌전한 내가 난폭해질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럴 때입니다.

 

 

 

바닷가에 있는 건물 저 너머로 새들이 날고

그 새보다 더 먼 곳에서

해가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평선 부근에 피어오르는 안개가 햇살을 받았습니다.

해무라고 하는데 마치 불길이 번지는 것 같았습니다.

 

 

 

 

 

 

먹구름, 그리고 먹구름을 뚫고

드디어 해가 얼굴을 드러내었습니다.

 

 

 

 

 

 

 

아무런 수고 없이도

새들은 금빛 햇살과 물살 을 배경으로

호화로운 아침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욕심만 버리면 저 자연의 아름다움이 다 내 것인데-----

 

 

 

 

 

 

 

이제 해가 얼추 제 모습을 다 드러낸 것 같습니다.

발길을 돌릴 때가 되었습니다.

일단 해가 다 뜨고 나면 빛이 그리 신비롭지가 않거든요.

 

그리고 혼자 명상에 잠겨 있는 저 새를

방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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