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빈자리
오래 전 일이다.
기억은 이제 희미한 안개처럼 흐려졌지만, 남겨진 사진 한 장이 오래 잠들어 있던 시간을 다시 푸르게 깨워낸다.
아마 둘째의 약혼 파티를 했던 날이었을 것이다.
식당의 파티오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막내 아들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 무렵 막내는 해병대에 입대한 지 두 해쯤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진 속 셋째 딸은 참 특별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비어 있는 막내의 자리 쪽으로 팔을 길게 뻗어, 마치 그곳에 동생이 서 있기라도 한 듯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마음속에는 분명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이다.
아마 아이들은 그렇게 막내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자리에 없어도 없는 사람처럼 여기지 않고, 일부러 그 자리를 남겨 두며 함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1년쯤 뒤, 아이들은 다시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번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휴가를 나온 막내가 돌아와 형제들은 비로소 “완전체”가 되었다.
1년 전 비워 두었던 그 자리를 이제는 진짜 막내가 채우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참 좋다.
함께 있을 때만 가족인 것이 아니라,
곁에 없을 때에도 서로를 기억하고 마음속 자리를 비워 둘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의 사랑은 거창한 말보다도,
사진 한 장 속 빈자리 하나로 더 선명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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