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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산골생활 - 달리기

산골생활 - 달리기

우리 집이 있는 이곳에서는 우편물이 집까지 배달되지 않는다.
각 가정이 직접 우체국까지 가서 사서함을 열고 우편물을 찾아와야 한다.

보통은 차로 다녀오지만, 그제와 어제는 날씨가 좋아 달리기로 다녀왔다.

우리 집에서 우체국까지 가는 길은 대체로 내리막이다.
집을 나서면 먼저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그 끝에 우유 농장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New Kingston Rd.를 만나는 지점까지가 오르막이다.

전체적으로 오르막은 길지 않지만 경사가 제법 가팔라,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달리면 숨이 차오른다.

내리막이라고 해서 늘 편한 것만은 아니다.
너무 속도를 내면 무릎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하며 달려야 한다.

그렇게 천천히 달리다 보면 시속 30마일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 지점이 집에서 대략 2마일 떨어진 곳이다.
곧 마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시속 55마일로 달리던 차들도 속도를 줄여야 하는 구간이다.

그렇게 마을길로 접어들어 조금 더 가면 우체국이 나온다.
우체국을 지나 마을을 벗어나고, Three Brooks Farm을 지나면
오래전에 용도를 잃은 낡은 건물이 하나 서 있는데, 그곳이 집에서 5킬로미터 지점이다.
왕복으로는 10킬로미터가 되는 셈이다.

어제는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 부피가 큰 소포까지 받아 들고 와야 했기에,
도저히 달릴 수가 없었다.
그저 느릿느릿 걸을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나무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소리가 들리고,
한가롭게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길가의 풀숲에는 민들레가 한창이고,
조금 더 경사진 언덕에는 고추냉이가 짙은 푸름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손마디만 한 보라빛 작은 꽃들이 피어 있었고,
그보다 더 작은 야생 딸기꽃은 하얗게 미소를 건네왔다.

나무 사이에서는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어도
자신의 노래를 다하는 새들의 소박한 합창이
산들바람을 타고 흘러왔다.

아주 가끔 지나가는 차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발걸음은 동네 어귀에 닿아 있었다.

동네 입구의 첫 집은 우유 농장이다.
개 세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늘 텃세를 부린다.
얼마나 사납게 짖어대는지——

주인이 부르는 소리에 마지못해 물러나긴 했지만,
“다음에 다시 보면 그땐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한 기세가 느껴졌다.

농장 주인 Jim과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몇 대째 이곳에서 농장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언덕길을 올라오면 우리 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체국까지의 왕복 달리기는 꽤 괜찮은 바깥나들이가 된다.
운동도 하고, 우편물도 가져오고——

그리고 돌아오는 이 길 위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이 조용한 산길이야말로 내가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고, 다시 나 자신을 회복하는 가장 깊은 숨의 길이라는 것을.

그 길의 끝에서 집은 더 이상 단순한 목적지가 아니다.
그곳은 세상의 소음을 조용히 내려놓고, 다시 삶을 받아들이는 작은 시작점으로, 언제나 고요히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