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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산골일기 – 봄날의 발견

산골일기 – 봄날의 발견

Catskill 산자락에 깃든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겨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곳이지만, 봄은 예고도 없이, 그러나 제때를 알고 고요히 찾아들었다.

지난 주말을 장인댁에서 보내고 돌아온 월요일, 잔디밭은 낯선 얼굴을 하고 있었다.

푸르기만 하던 초록의 틈새로 노란 빛이 번져 있었다.

겨우내 땅밑에서 숨을 죽이던 민들레들이 우리가 비운 시간 사이로, 조용히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 것이다.

마을 어귀 언덕부터 집으로 이어지는 길까지, 노란 꽃들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길을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 환한 빛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마치 밤사이 누군가 조심스럽게 거두어 간 듯, 잔디밭은 다시 잠잠해져 있었다.

이상한 마음에 한참을 서성였는데, 햇살이 나지막이 내려앉자 그제야 비밀이 풀리기 시작했다.

빛이 닿는 자리마다 민들레들이 하나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시 피어나고 있었다.

마치 밤에는 마음을 닫고 아침이 오면 다시 세상을 향해 환히 웃는, 다정한 누군가의 얼굴처럼.

그 순간, 아주 사소하지만 잊지 못할 이치를 하나 배운 듯했다.

세상에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끝내 모른 채 지나갈 작은 질서들이 있다는 것을.

고개를 낮추고 잔디를 바라보니 민들레 사이로 새끼손톱만 한 보라꽃이 숨어 있었고,

야생 딸기꽃은 흰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마당 한켠의 채진목(Juneberry)도 어느새 꽃망울을 터뜨렸다.

계절은 늘 말보다 먼저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낙엽송 또한 마찬가지다.

모두를 내려놓았던 계절을 묵묵히 견뎌내고, 다시 연둣빛 생명을 틔우며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직은 드문드문한 꽃들이지만, 곧 더 많은 이름 모를 것들이 이곳을 채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 산골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는 작은 발견들로 가득 차고 있다.

아무도 숨겨놓지 않았지만, 스스로 찾아야만 보이는 것들. 마치 오래된 보물찾기처럼.

내일은 또 어떤 꽃 하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둔 하늘에 별들이 민들레 꽃처럼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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