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부활절 아침에 정말 오랜만에 축구장에 나갔습니다.
Upstate로 이사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뉴저지 장인어른 댁에 머물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슬비가 오락가락하는 아침, 어둠이 짙은 운동장 잔디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축구를 마지로 한 것은 6년이 넘었습니다.
몸은 축구장을 떠났지만 마음이 떠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끔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요. 부활절 아침에 그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축구장을 떠나 있는 동안에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내 노력을 인정한 아내도 다시 축구를 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이 나이에 다시 축구를 시작할 수 있음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함께 축구를 하는 동료들과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썼던 글을 다시 공유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국제화된 팀을 위해 영역본도 첨부했습니다.)
나의 축구 사랑법
나는 축구를 사랑합니다.
잘해서가 아니라, 그저 좋아하기 때문에 사랑합니다.
축구를 잘해서 팀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나이도 들었고,
개인 기량도 많이 떨어졌으며,
반사신경도 예전 같지 않고 움직임도 느려졌습니다.
체력 역시 예전 같지 않아,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도 늦습니다.
수비에 가담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축구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함께 땀 흘리는 동료들을 사랑합니다.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가장 나이가 많다 보니,
동료들은 나를 배려해 주고
나는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날이 짧아져, 아침 여섯 시 반에도
밖은 아직 어둡습니다.
밤새 내린 비 때문인지,
새벽이 되어도 구름이 걷히지 않아
오늘 아침은 유난히 더 어둡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나는 늘 그랬듯,
시간에 맞추어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운동장,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그곳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딜 때의 마음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밤새 아무도 밟지 않은 잔디를
처음으로 밟는 설렘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무도 없는 길을 먼저 걷는 외로움입니다.
처음이라는 외로움은,
누가 곁에 있어도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입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런 외로움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나는 압니다.
더 이상 축구를 잘하게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하지만,
축구를 더 잘할 수는 없어도
누군가는 느껴야 할 그 외로움을 대신 안고
가장 먼저 운동장에 나가는 일은
여전히 내가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가장 잘하는 선수는 아닐지라도,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은 될 수 있습니다.
내 삶이 늘 그랬던 것처럼.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하는 축구,
이것이
나이 든 내가 이제서야 깨닫게 된
축구를 사랑하는 방법이며,
동료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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