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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Two Eggs Over Easy

Two Eggs Over Easy

오늘 아침은 diner에서 장인과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 메뉴는 우리 둘 다 Two Eggs Over Easy였다.

미국의 다이너에서 달걀 프라이를 주문할 때 몇 가지 형태가 가능하다.

첫째로 Sunny-side up이다.

달걀의 노른자가 완전히 보이는 상태로 뒤집지 않고 프라이를 하는데

흰자는 익은 상태로 노른자는 묽은 상태로 식탁에 배달이 된다.

둘째로 우리가 오늘 아침 주문한 over easy이다.

달걀을 한 번 살짝 뒤집었다가 바로 꺼내는데 노른자는 거의 날 것이나

윗면의 흰자는 살짝 익어서 노른자가 직접 보이지는 않는다.

over medium이나 over hard 형태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나는 언제나  'over easy' 상태의 달걀 프라이를 주문한다.

 

내가 미국 땅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것은 1982 년도 3월 11 일 오후 8시 즈음이었다.

3월이었지만 영하의 날씨였고 바람이 심하게 불던 일요일 밤이었다.

미국에서의 첫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장인께서는 나를 야채 과일을 운반하는 트럭에 태우고

Brooklyn Terminal Market으로 향하셨다.

장인께서는 그 당시 한국 사람들이 뉴욕에 이민 와서 가장 많이 종사하던 야채가게를 운영하고 계셨다.

가게에 필요한 야채와 과일 구매를 마치고 장인께서는 나를 데리고

시장 안에 있는 허름한 식당으로 향하셨다.

키가 작고 마른 60이 가까워오는 그리스 출신의 남자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계란을 프라이하고 토스트를 굽고 있었다.

"Two orders of two eggs over easy, please!"

장인은 내 미국에서의 첫끼를 Brooklyn Terminal Market'의 허름한 식당에서 대접해 주셨다.

그 이후로도 미국생활을 하면서 다이너에서 아침을 먹을 경우에

나의 메뉴는 변함없이 'Two Eggs Over Easy"였다.

달걀 프라이 두 개에 토스트와 홈 프라이(삶은 감자)나 그릿츠(옥수수 알갱이 죽)가 함께 나오는

이 메뉴는 질리지도 않는 미국생화의 소울 푸드가 되었다.

훨씬 나중에야 가끔씩 Two Eggs Over Easy에다가 베이컨이나 터키 햄 등을 곁들이는 호화로움을 즐기게 되었다.

 

오늘 아침 장인어른과 함께 "Two Eggs Over Easy"를 주문해서 브런치로 먹었다.

장인어른은 미국에 처음 오셔서 야채가게 종업원으로 일을 하시다가

몇 해 뒤에 본인의 야채가게를 운영하게 되셨다.

근면과 성실의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야채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어디 가서 따로 호화로운 식사 한 끼를 사드시지 않으셨다.

그런 여유를 누릴 시간적 여유가 없으셨을 것이다.

그리고 장인어른  성격 상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심정적으로 허락이 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장인어른이 Two Eggs Over Easy를 처음으로 드신 것은

이민 생활을 하시고도 몇 년이 지나서였다고

오늘 아침 말씀하셨다.

LA에서 손님이 오셔서 함께 다이너에 가서 식사를 하시면서

처음으로 그 메뉴를 선택해서 드셨다는 것이

내 고정 메뉴가 된 two eggs over easy의 시초였다.

아마도 장인어른은 시장을 보러 다니면서도 -내 추측으로는-

다이너에 가실 경우가 있더라도 two eggs over easy에 어떤 햄이나 베이컨 같은 고기를

추가로 주문해서 드시지 않으셨을 것 같다.

물론 여쭤보지는 않았다.

당신 자신에게 드는 돈을 한 푼이라도 아껴 자식들 입에 넣어주고 싶어서 그리 하셨을 것 같다.

 

나의 경우도 장인어른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처음에는 다이너의 다른 메뉴가 익숙하지 않아서였지만

Two eggs over easy와 토스트, 그리고 홈 프라이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었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이 만족스러웠는데, 지

금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근면과 성실의 자세는 two eggs over easy라는 아침 메뉴처럼

장인어른이나 나의 미국생활의 일관된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인어른께서 미국에서의 내 첫끼로 허름한 식당에서 two eggs over easy를 사주신 것은

본인의 삶의 자세를 내게 보여주시려고 한 것은 아닐까? 

 

오늘 아침 장인어른과 함께 먹은 tow eggs over easy 덕분에

자식들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40 년도 넘은 시간 저 쪽에서 시작된 two eggs over easy를

이제는 해가 빛나는 모습인 sunny-side up으로 바꿔도 될 때가 온 것 같다고

속으로 미소를 띠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