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elly Fish와 빈약한 내공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14. 7. 10. 01:07


Alaska의 Kethcikan이라는 곳에 내렸다.

배에서 뭍으로 가는 길은

 Board Walk (나무를 마루 처럼 깔아 만든 길)로 되어 있었다.

갈 길을 똑바로 보기 보다는

한 눈 팔며

구경거리를 찾길 좋아하는 나.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바닷물의 색이 짙푸르렀다.

그런데 어둔 바닷물 속에서

빨간 무엇인가가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Jelly Fish였다.


빨간 꽃잎이 오므렸다 펴졌다 하는 것이

여간 예쁘질 않았다.

흔히들 말하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사진을 찍었다.


나무 판자 사이로 새어드는 빛이며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제법 그럴싸 하다.


그런데 Jelly Fish의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잡히질 않았다.


사진 가운데

빨간 점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내 눈을 잠시 마비시몄던 그 아름다움이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


아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신경 쓰지 않고

지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빈약한 내공 때문에

두고두고 아쉽고 괴로워할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