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ood Morning Rockaway
아침산책-어젯밤엔 비가 내렸네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5. 5. 31. 23:12
아침산책-어젯밤엔 비가 내렸네
어제 아침, 장인어른이 내려주신 커피 한 잔,
그리고 조카 하람이 졸업식이 거행되는 뉴왁 주교좌성당으로 가는 길에 또 커피 한 잔,
그리고 졸업식이 끝나고 타이랜드 식당에서 마신 타일랜드 식 아이스커피 몇 모금이
지난밤 내 잠을 설치게 했다.
밤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번개를 동반했다.
야밤에 비 내리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라는 물속에 푹 가라앉지 못하고 수면만을 기웃거리다 보니
아내가 일어나는 기척을 해서 나도 따라 일어났다.
비는 그치고 수평선 부근에 베이지 빛이 보였다.
우리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러 온 막내아들에게 기척을 했더니
이미 잠에서 깨어나 있었다.
아내는 비 그친 바닷가에로 아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기 원했다.
여태까지의 통계로 보면 아들이 거절할 확률은 99%였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아들의 대답은 'Yes!'였다.
바다로 가는 길 옆 화단에서 해당화 꽃잎이
간밤의 비로 우수수 떨어져 바닥을 수놓았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바닷가를 잠시 거닐었다.
바람도 잔잔했고 파도도 얌전했다.
완전한 평화의 체험!
검은 구름은 사라지고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마의 요청에 흔쾌히 대답한 막내아들을 보며 이젠 철이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나와 아내는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먹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민 햇빛이 오늘 아침 유난히도 말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