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산책 02/05/24- 태양은 가득히
정오의 산책 02/05/24-태양은 가득히
운동을 할까 망설이다 산책을 나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피검사 결과 비타민 D가 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어제 산책을 할 때 Running Group의 멤버인 미리엄을 만났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서 눈 보호 차원에서 선 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그걸 벗으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사실 겨울이라 온몸을 옷이 감싸고 있어서
내 몸이 햇살을 받아들일 곳이 얼굴과 손 밖에는 없었다.
그녀의 조언이 그럴싸해서 선 글라스를 벗었다.
그래도 눈도 부시고 자외선이 눈에 해롭다는 말을 들어서
다섯 걸음을 걸을 동안은 눈을 감고 걸었다.
다섯 걸음을 걷고 눈을 한 번 뜨고------
오늘은 월요일이라 Boardwalk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다섯 걸을 걷고 눈 한 번 뜨고,
또 다섯 걸을 걷고 눈 한 번 뜨고.
내 얼굴에 햇살이 가득했다.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보행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며
마음의 평화를 마음껏 누렸다.
바다에는 서핑을 하는 사람 하나가 있었다.
서핑 보드 위애 엎드려서 바다 위를 천천히 떠다니다가
적당한 높이의 파도가 밀려오면 보드 위에 올라서서
물살 위를 헤치며 서핑을 한다.
시간의 구속을 받지 않고 그는 바다에서
나는 육지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신선이 뭐 별건가,
시간을 초월하면 그게 신선인 게다.
얼굴 한가득 햇살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Rockaway Roaster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여유를 부렸다.
천천히 커피가 식을 때까지 마셨다.
시간을 마시던 시간들을 벗어나,
이젠 비로소 커피를 마신다.
이 할머니는 고양이에게 일용할 양식을 챙겨준다.
아침 일찍 해가 뜨기 전에 내가 집을 나설 때도
늘 할머니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다.
내일 아침에 달리기를 하러 나갈 때도 할머니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세 노인이 시간 기약도 없이 하염없이
시간을 상관하지 않고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정오의 태양 아래서.
커피집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내 무릎 위에 내려 앉았다.
다리 아래 쪽에 히터가 있는 줄 알았다.
위생 검사 결과 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증명서가 유리창에 붙어 있는데
증명서의 상태는 A등급은 아닌 듯.
커피 가게의 천정은 커피 콩의 자루로 장식을 해 놓았다.
나는 캐딜락이다!
과거에도 캐딜락이었고
지금도 변함없이 캐딜락이야!
내 육신도 아마 저와 같지 않을까.
PickleBall 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