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쏟아지는해변으로 가요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어제저녁에 아내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아내의 동네 친구인 Linda로부터였다.
친구들끼리의 이야기sms 별 관심이 없이 흘려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어제는 아내가 나에게 그 내용을 공개했다. 새
벽 해뜨기 전에 무수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다는 거였다.
나는 피식 웃었다.(물론 아내가 눈치채지 않게 말이다.)
아무리 해가 뜨기 전이라고는 해도
Boardwalk를 따라 죽 늘어선 가로등마다 불빛이 빼곡하게 빛나고,
건물마다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으니
별똥별을 볼 확률은 내 상식으로는 거의 0%였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잠자리에 들었고
오늘 아침 평소처럼 다섯 시 조금 전에 눈을 떴다.
침실의 블라인드 위쪽에 희미하게 붉은빛이 번지고 있었다.
-오늘 아침 하늘빛이 참 곱겠다-
나는 아직 잠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내를 뒤로 하고 베란다로 나갔다.
하늘이 참 고운 물이 들고 있었다.
그런 혼자만의 평화는 곧 깨어졌다.
아내가 침실 밖으로 나오더니 별똥별 보러 바닷가로 나가자는 거였다.
(별똥별은 무슨?) 이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다.
아내와 나는 Beach Chair를 하나씩 나누어 메고 바닷가로 나갔다.
의자를 바닷가에 펴 놓고 잠시 앉아 있으려니
파도 소리가 귀로 들어왔다.
단순한 것 같지만 바다가 생긴 이래 파도소리가 한 번도 같은 적은 없었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파도 소리를 듣는 것이다.
파도 소리는 매일 새롭다.
곧 해가 떴다.
몇 개, 하늘에서 빛나던 별들도 곧 사라지고 말았다.
별똥별이 떨어졌는지 몰라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별똥별을 보지 못하면 어떤가.
내 마음은 해처럼 빨갛게 물든 것을.
Linda에게서 또 아내에게 문자가 왔다.
"내일 새벽에도 무수한 별똥별을 볼 수 있다"는.
내일도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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