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3.23 일기
무덥다.
오늘은 둘째 지영이와 달리기를 하는 날.
지영이는 자기 생일에 half marathon을 함으로써
자기가 스스로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벌써 4년 째다.
작년에는 자기 집에서 우리 집까지 뛰었는데
나도 함께 뛰었다.
올해는 지영이가 half marathon 중
먼저 혼자서 반을 뛰고 나머지 반을 나와 함께 뛰었다.
며칠 동안 내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내가 뛰어야 할 6 마일(10 km)이 적잖은 부담이 되었다.
한 달 전에 5 마일을 뛴 것을 마지막으로
달리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근육 운동을 열심히(?) 한 덕으로 허벅지의 근육이 생겨서인지
달리기 하는데 불편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6 마일은 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불안함을 함께 지닌 채 지영이 집 앞에서
딸과 만나 6 마일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삶도 그런 것 같다.
어느 구간은 혼자서 뛰어야 하고
또 어디에서는 누군가와 같이 간다.
운명, 혹은 팔자라고 한다.
한 가지,
달릴 때는 한 걸음 한 걸음 정성을 들여야 한다.
눈 쌓인 새벽에 첫걸음, 두 걸음
예쁘고 정성스럽게 떼다 돌아보면
아름다운 발자국으로 남을 우리의 삶.
무사히 우리의 목적지인 High Line이 시작되는 곳에서
아내와 큰 아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Whitney Museum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와 pastry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웃고 떠들며 행복했다.
사는 게,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다
거창하거나 호화롭지 않아도
커피를 마시며 웃고 떠들며
함께 같은 공간과 시간을 나누어 갖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오늘 아침,
"참 행복했다."
라고 일기에 적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