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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쑥 캐러 가서 맞은 아침 - Riis Park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3. 4. 20. 22:36
4월 중순의 날씨 치고는 춥다.
아내가 쑥을 캐러 간다고 며칠 전부터 별렀다.
바닷가에 자라는 해풍쑥은
일단 깨끗해서 식용으로 사용하기에 좋은 것 같다.
예로부터 쑥은 곰이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설화가 있을 정도로 영험한 효능이 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아내는 지난주에 해온 쑥으로 쑥버무리와 쑥떡을 만들었다.
그것들이 입으로 들어올 때
약간 쌉싸름한 쑥의 향기가 입 안에 퍼졌다.
W.B YATES의 시 'Drinking Song' 중
'Love comes in at the mouth'라는 구절이 있는데
쑥버무리를 입에 넣는 순간,
봄이 입으로 흘러드는(Spring comes in at the mouth)
경험을 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또 쑥을 캐러 Riis Park로 갔다.
곰도 쑥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데
해풍쑥을 먹은 나는 이 봄,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해가 구름에 가려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