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나들이 - Guggenheim Museum
뉴욕 나들이 - Guggenheim Museum
뉴욕에서 꼭 들려야 할 뮤지엄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Guggenheim Museum에 드디어 다녀왔다.
내가 '드디어 ' 라는 단어를 고른 것은
마음속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염원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에 살면서 차를 타고 몇 차례나 이 뮤지엄 곁을 스쳤는지 모르겠다.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건물의 모습이 특이해서
건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예술에 대한 교양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한 내가
구겐하임 뮤지엄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것은
오로지 건물의 형태 때문이었다.
특별히 위로 올라가면서
가분수처럼 점점 더 넓어지는 건물의 외관이
그 속의 예술 작품보다 더 내 관심을 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소원을 풀었다.
대충 한 번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대
나선형으로 된 길을 오르며 특별 기획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각 층마다 이 뮤지엄이 소장하고 있는
여러 분야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내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Alex Katz라는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화가인데
그림을 감상하는데 거부감이나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부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욕 시내에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친근감이 느껴진 것이
딴청 떨지 않고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927 년 생인 Alex는 90 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아직 생존해 있는 아내를 즐겨 그렸던 Alex의 그림은
구상에서 추상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것 같고
점점 더 단순해져 가는 것으로 나는 느꼈다.
층으로 단절되어 있지 않고 이어지는
동선의 연속성은 구겐하임 뮤지엄이 가진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선형 모양의 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
마치 시간을 따라 지상에서 천상으로 오르는
여정으로 생각되었다.
특별히 큐비즘을 구현한 작품이 내 눈을 끌었다.
한 남자의 얼굴을 분해해서
크기도 다르고 위치도 여러 곳에 분산시킨 작품이었는데 흥미로왔다.
평면이 아닌 3차원의 공간에서 작품을 구현한 것은
내 상상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경이에 가득 찬 눈으로 감상을 했다.
시간에 따라서 작가의 시선과 철학이 변화됨을
별다른 충격 없이 서서히 깨닫고 느낄 수 있었다.
작품에 대해서 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소양 부족인 내가 싫증을 내지 않고
Alex Katz의 여정을 따를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그의 작품이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지내온 시간과 공간의
공집합을 그와 나누어 가지고 있어서 친근감이 들었음을 고백하고 싶다.
나선형의 길을 되돌아 내려오며
예술을 몰라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면
조금은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전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야 했다.
구겐하임 건너편에는 바로 센트럴 파크
카페의 철제 의자
뮤지엄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간단하게 브런치를 했다.
카페 'Blue Stone'
성공회 건물 한쪽에 카페를 열었다.
카페 이름처럼 커피 컵과 잔, 냅킨의 무늬가 푸른색이다.
'blue the warmest color'(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맞는 것 같다.
주변의 신호등
유태교의 랍비인 것 같은데-------
메시아가 도래했다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뮤지엄 입구의 기념품 판매점
뮤지엄의 천장
건물의 형광등이 켜진 밤을 그린 작품.
부루클린에 오랫동안 삶의 뿌리가 있던 나에게는
눈에 아주 익다은 풍경이라 친근감이 든다.
자기 아내를 그린 그림.
아내를 그린 그림이 꽤 된다고----
몇 층인가, 전시실 대신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남자의 얼굴을 분해해서
여기저기 3차원의 공간에 전시한 작품
우리가 몇 해를 살았던 부루클린의 아파트 건물과
어찌나 흡사한지-----
마치 내가 그 안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견학 온 아이들은 스케치를 하기도----
뮤지엄 탐방을 마치고 들린 카페.
Cafe Sabarsky
이곳도 뮤지엄인데 지하와 1층은 카페와 식당이 있다.
송아지 고기 튀김과 소시지를 먹었다.
비엔나에서는 마시지 못한 비엔나커피를 여기서 만났다.
돌아오는 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전철역 스테인드 글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