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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일기 -편견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3. 2. 9. 20:27

LA  일기 - 편견

새벽 2 시쯤 눈을 떴다.

설렘이라기보다는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감 때문에 그리 일찍 눈을 떴던 것 같다.

 

새벽 다섯 시쯤에 집을 나와

전철과 공항 철도를 이용해 JFK에 도착을 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줄이

강물처럼 구불구불 흘러가는 것 같았다.

 

LA 행 비행기가 출발하는 게이트 앞에 도착하니

오전 6 시 30 분 가량 되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1 시간 하고도 30 분의 여유가 있었다.

 

나는 일종의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특별히 비행사에 관해서는 흔들림 없이

견고한 마음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를 LA까지 데려다 줄 JET BLUE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장거리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정시 출발에 대해서는

특별히 중대한 사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틀림이 없을 거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

 

어제 비행도 별 문제가 없었다.

우리 뒤로 꽤 많은 좌석이 비어 있었는데

그것은 비행사의 승객에 대한 시간 약속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어떤 비행기 회사는

다른 곳에서 오는 비행기의 승객을 태우기 위해

몇 시간씩 승객을 기다리게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시카고에서 뉴저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두 번이나 세 시간 이상을 기다린 경험이 있는데

모두 같은 비행기 회사의 비행기였다.

 

다음날 일을 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출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신적인 고통도 동시에 받아들여야 함을 의미했다.

비행기 연발에 대한 특별한 설명도 없이

무작정 기다리다가

결국 세 시간을 넘겨서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것은 다른 곳에서 온 승객들이 그 비행기를 타기 위해

우르르 몰려온 것을 보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빈자리를 용서하지 못하는 비행사의 욕심 때문에 

출발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나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비행기를 갈아탄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비행사라는 편견(?)을 선사해주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는 행복한 편견(?)일 수도 있는데

또 다른 이들에게는 짜증나는 편견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그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물론 있으리라 믿는다.

 

맞을 수도 틀리 수도 있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다.

정도는 있지만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JET BLUE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는

나의 편견(?)을 배반하지 않고

정시에 출발해서 우리를 LA 공항까지 무사히 데려다주었다.

 

그렇게 나의 편견이 확신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다음은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

콜로라도와 아리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