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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 비자림의 만추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2. 11. 20. 06:37
달력 한 장 달랑 남겨놓은 11 월의 끝자락.
아침의 날씨가 꾸물거렸다.
비가 예상된다고 했다.
많은 비가 아니라면 숲 속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하루 여정을 비자림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차를 타고 중산간 길을 달리다 보니
빗방울 몇이 차창 위에 떨어졌다.
비자림이 시작되는 곳부터 비자나무가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숲을 채우고 있었다.
숲 속에는 드문드문 노랗고 빨간 단풍 물이 든 나무들도 있어서
어둔 숲을 밝히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부터 이 나무들이 이 곳에서 자라기 시작했는지,
이 숲에는 몇 그루의 비자나무가 있는지,
비자나무의 특성은 무엇인지------
나는 그저 조용히 빗방울 떨어지는
숲 속을 걷고 싶었다.
비는 내리지 않았고
따라서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숲 속에서는
'하나, 둘 셋' 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구령과
웃음소리만 가득했다.
나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