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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떨 수 없는 호색한의 운명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2. 6. 29. 19:16
아침에 일어나
습관처럼 gym으로 발길을 돌리는 순간
창밖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
황홀한 빛의 잔치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이
내 눈에 포착되었다.
사진을 처음 찍을 때부터
나의 주된 관심사는 색이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색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내 사진에서 색을 빼면 남는 게 없었다.
색즉시공
그래서 흑백 사진만을 찍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지금 살고 있는 바닷가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다시 아침저녁으로
해와 하늘, 구름이 만들어 내는 색의 조화가 던지는
추파에 다시 나의 결심은 무너져 버렸다.
오늘 아침도 색에 빠져
아침 운동을 빼먹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내가 호색한임을
수줍게 고백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