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 이야기 - 비상
우리 일행은 이번 South Carolina의 여행의 베이스캠프를
Hilton Head Island로 잡았다.
Hilton island island에는 5 년 전인가
우리 막내아들과 며칠을 보낸 적이 있는 곳이다.
그 지역이 휴양지인 까닭에
바다를 낀 지역은
대부분 호화 주택이나
한국에서 말하는 펜션이 장악하고 있어서
그곳에 숙소가 있지 않으면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다.
그날 아침도 우리는 무작정
바다를 보러 졸린 눈 비비며 숙소를 나왔다.
여행 중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어서
일정에서 빼어 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그런데 바다에 가는 일이
우리 같은 이방인들에게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바다로 향하는 길은 거대 한 집들로 막혀 있었다.
바다 주변의 집들은 자신들만의
바다로 향하는 통로를 가지고 있었다.
날이 조금씩 밝아오는데
일출을 보지 못할까 조바심을 내고 있는데
마침 빈 터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곳은 새로 집을 짓기 시작해서
터가 비어 있었다.
바다로 향하는 일종의 숨통 같은 같은 곳이
운 좋게도 이방인들의 눈에 띈 것이었다.
사실 우리 일행은
임자가 있는 땅에 무단 침입하는 무법자였지만
잠시만 범법자가 되기로 했다.
법에도 숨통은 있으니 말이다.
곧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서둘러 바닷가로 향했다.
네 명의 할줌마(할머니+아줌마),
혹은 알 머니(아주머니+할머니)들이
해 뜨는 바다를 배경으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네 명의 발이 동시에 지상에서 떨어졌다.
비상!
네 여인의 마음,
그리고 사진사의 호흡이 한순간 일치했다.
단 한 번에
Mission Completed!
환갑을 훌쩍 뛰어넘긴
네 명의 할줌마들의 비상!
그것도 단 한 번에.
이런 마음이 오랫동안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연원이 아닐까?
우리는 게릴라처럼
목적을 달성하고
빛의 속도로 그곳에서 탈출했다.
Hilton Island 해변의 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