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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이야기 - Stroudsburg에 불던 바람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2. 2. 20. 21:34

지난가을,
2박 3일 동안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마무리 장소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Stroudsburg라는
오래된 마을이었다.
델라웨어 강에서 멀지 않은 이곳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건물과 거리는 고풍스럽고 애잔하게 예쁘긴 하지만
그날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게 소멸해가고 있는 기운을 감출 수는 없는 곳이었다.
눈에 들어온 간판 하나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Jewley & Repairs'
아마도 보석류를 팔고 수리도 해주는 곳일 것이다.
그러나 간판의 글씨는
추리력을 동원하지 않고는
눈만 따라가면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본래의 모습이 손상되어 있었다.
보석이라면 마땅히 풍겨주어야 하는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진
간판의 모습에서
쇠퇴하고 소멸해가는
삶의 모습이 묻어났다.
나의 모습도 그럴 것이다.
가을은 깊어가고 있고
겨울로 가는 길에 한 발은 이미 들여놓은 상태.
거리에는 겨울비가 묻은
축축한 바람이 설렁거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