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의 생일, 그리고 어제 저녁 Park Slope 풍경
Parke Slope어젠 둘째 딸 지영이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딸아이가 살고 있는 Park Slope의
'La Villa'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몇 차례 둘째 부부와 식사를 해서 제법 친숙한 곳이다.
양파를 얹어 구운 빵이 특색이 있는 식당이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길마다 차가 넘쳐났다.
그런데 Park Slope근처에는 더더욱 차가 밀렸는데
길이 좁은 데다가
식당이 있는 곳에는 차도에 설치한 간이 시설 때문에
더욱 차량 소통이 부드럽지 못한 것 같았다.
또 하나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의 자전거도
차량 소통의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면 어떤가.
도시가 사람들로 넘쳐난다는 것은
삶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런가.
밀리는 차들 때문에
펜데믹의 한가운데를 지날 때의
그 퀭했던 거리의 모습에서 느낄 수 없었던 활기가 거리 전체에 널려 있었다.
거리는 곳곳을 막아 놓고
차도엔 사람들이 음식과 음악의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특별히 딸아이가 사는 Park Slope는
자본주의 중간에서 사회주의의 꽃이 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자기 지역 사회를 사랑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주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분출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펜데믹 동안 움츠렸던 지역 상인들을 위해
주말에는 차도를 막아 사람들이 마음 놓고
거리를 거닐며 마음에 드는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도 주민들인 것이다.
언젠가 블로그에 소개한 적도 있는데
이 곳엔 마을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슈퍼마켓이 있다.
유급직원 몇 명을 빼고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한다.
캐셔며 딜리버리, 상품의 진열 같은 일들은
돈을 받지 않는 회원들의 몫이다.
그러니 물건 값은 당연히 쌀 것이고
내가 먹고 마시는 상품이니 당연 좋은 것을 구입해서
회원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도 그렇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한 데 모이게 하는 그 무엇이 그 동네에 있는 것이다.
6 월 1 일부터 둘째는
뉴저지 주립대학인 Rutgers에서 일을 하게 된다.
사위의 직장은 WTC(World Trade Center)에 있고
딸은 Rutgers로 출근을 해야 하니
그 둘 사이에 있는 저지 시티로 이사를 갈 예정이다.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기쁘고 설레는 일이기는 하지만
자기가 살면서 행복한 기억들을 가진
Park Slope를 떠나는 일이 아주 섭섭하다고 지영이는 털어놓았다.
그래서 우리는 비록 정든 Park Slope를 떠나기는 하지만
그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매년 지영이 생일은 Park Slope에서 기념하기로 했다.
사위에게 1 년 후 예약을.
1 년 전에 미리 해 놓으라고 부탁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의 기억이 묻어 있는 곳에서의 한 끼 식사.
그것이면 생일 선물로 충분하지 않을까?
아내가 메고 있는 가방- 바로 딸 아이도 회원으로 있는 슈퍼마켓을 광고하고 있다.
사진 속 세 사람의 시선이 재미 있어서---
쓰레기 통에서 꽃이 피어 오르다.
밴드의 연주가 흥겨운 어느 바의 앞.
축구공을 머리에 이고 춤을 추는 한 청년.
딸 아이에게 이야기 했더니
이 동네에서 제법 유명하다고---
퍼질러 안자 구경하는 아이들.
나중엔 일어나 흥을 못 이겨 춤을 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