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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만난---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21. 1. 22. 04:16

1. 살면 살아진다.

 

지난 여름,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산책길에 심어진 플라타너스의

한쪽 가지가 꺾여서 바닥에 널브러졌다.

작은 아파트 한 채 크기의 면적이

나무와 나뭇잎으로 덮였다.

한쪽이 휑하니 빈 나무는

산책할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지워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어느덧 한 쪽 가지 없는 나무가 눈에 익었다.

 

그리고 겨울,

나뭇잎도 다 벗어버렸지만

이 겨울을 플라타너스는 제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서 있다.

 

살면,

또 살아지는 거다.

 

 

 

2. 생각의 차이

 

어느 집에 벗은 여인의 전라상.

옆에는 잎이 푸른 두 나무가 있다.

오늘 지나다 보니

연인은 여전히 벌거벗은 채 서 있고

나무에는 월동용 플라스틱이 감겨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데

더 춥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