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내 나이가 어때서 - 건강 지킴이 3종 셋트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17. 1. 31. 05:22


몸의 여기저기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오십 고개를 넘어가며서부터 였을 것이다.

올 해 환갑을 맞는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새 건강이 이야기의 주제가 되곤 한다.

나는 여기가 불편하다고 하면

다른 친구는 저기가 아프다고 하소연을 시작한다.

우리가 모인 곳이 종합 병원으로 바뀌는 데는 5 분이 채 안 걸린다,


우리 또래의 사람들에게

건강은 최고의 관심사임에도

내가 건강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은

너무 인색해서 비타민도 제대로 챙겨 먹은 적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비교적 건강한 몸을 타고 난 까닭으로

아직 병원에 가서 하룻밤도 신세를 진 적이 없지만

이제는 건강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음이

요사이 내 몸 상태를 통해서 뚜렷하게 인지된다.


먼저 체형이다.

오십 이전 만 해도

남자로서의 내 몸은 그런대로 각이 유지되고 있었다.

가슴과 배의 경계가 뚜렷해서

'ㄴ'자 형태의 가슴이(우리 어릴 적엔 갑빠라고 했다)

뚜렷하게  배와의 경계를 이루며 좌우 대칭을 이루던 것이

이제는 밑으로 처지며 배의 경계를 침투해서 'U'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또 배는 어떤가?

임금 왕(王)자가 선명하던 것이

이젠 폐허가 된 짐터의 투춧돌처럼 흔적만 아련할 따름이다.


오호 통재라!


남성답고 아름답던 몸매가 여성의 그것에 가까이 

둥글게 변해가면서

성치 않은 곳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오른 쪽 팔꿈치 부근의 근육이 얼마나 아픈 지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는 데도 불편을 느껴야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더건강에 대해 무심한 것이

더 이상 자랑할 일이 아님을 심각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칙     1 돈이 많이 들지 않아야 한다.

         2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팔굽혀 펴기(Push -Up)였다.

그런데 처음 하려고 하니

팔의 근육이 다 녹슬고 꼬여버렸는지

한 번도 할 수가 없었다.

젊은 시절 50-100 번 씩 하던 것을 한 번도 할 수 없다니----


이 지경이 되려고 지금까지 살았나 -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집을 나서기 전,

그리고 집에 돌아오며 계속 시도를 해서

이 주일 만에 여섯 회는 쉬지 않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스러졌던 팔 근육들이 조금씩 원기를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두 번 째로 하는 것이 Foam Roller인데

한국말로 foam을 뭐라고 하는 지 모르겠지만

딱딱한 스틸로폴(?)로 된 아주 두터운 홍두깨처럼 생긴 것으로

척추와 어깨, 팔다리를 그 위에 얹은 상태로 구르기를 하는 것이다.

영어로 'trigger point'라고 해서 통증을 일으키는 원점이 있는데

바로 이 trigger point의 근육을 풀어줌으로 궁극적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기구이다.

예를 들어 팔꿈치 부근의 근육은

어깨와 연결되어 있기에

어깨의 'trigger point'를 풀어주면 팔꿈치의 통증도 사라진다는 이론이다.


이건 우리 축구부의 동료가 소개해 준 것이다.

일을 하지 않고 1 주일 동안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온 탓인지

아니면 이주 동안 이 운동을 한 결과인지

전에 느끼던 통증의 크기가 10이라고 하면 

현재는 2 정도의 아픔만 느끼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꼽는 것이 족욕이다.

이 족욕은 더운 물을 세숫대야에 담아 놓고

30여 분 발을 담그고 있으면 되는데

좀 더 효과를 기대하려면 물에 'Epsom Salt'를 넣으면 된다.

물에 발을 담그고 10 여 분 지나면

몸이 더워짐을 느낀다.

어떤 때는 땀으로 속옷이 젖을 때도 있다.

몸의 체온이 오르면 혈액순환이 좋아질 뿐 아니라

몸의 면역력도 높아지기에

비용 들이지 않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널리 알려진 비법이라 할 수 있다.

TV를 보면서도 할 수 있으니

참 좋은 건강 유지법이 아닐 수 없다.


돈도 시간도 별로 들지 않는 나의 건강법은

결국 내 의지에 달렸다.

시작한 지 2 주가 되었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 세가지를 하고 있다.


꾸준히 하면 환갑이 되는 올 10월이면

팔굽혀 펴기는 쉬지 않고 30회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덤으로 배까지 밀려 내려온 가슴도 다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무얼 더 바랄 수 있을 것인가.


가슴과 배의 근육이 꿈틀거릴 내 환갑을 꿈꿔본다.

내 나이가 어때서? 

꿈도 못 꾸니?




아들들이 쓰던 팔굽혀 펴기 기구

아이들은 몇 번 쉬기는 하지만 100 번 씩 한다.





이것이 foam roller




족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