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캐나다 로키산 사진 여행

Jasper - 이름 모르는 호수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16. 8. 31. 22:09
샌드위치는 아주 신선하고 맛이 있었다.
재료가 신선하니 맛이 상쾌할 수 밖에.
Jasper지방의 쇠고기와 낙농 제품이 
아주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연 환경이 좋으니 채소든 고기든 좋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기야 나도 일주일 간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그 다음 날 아침 축구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았다.
신선한 공기 덕에
몸이 싱싱해진 것 같았다.
그 날 아침 축구를 하면서 두 골을 넣었고, 
두 개의 어시스트를 했다.
정말 펄펄 날 것 같이 몸이 가벼웠다.
자연 환경이 사람의 수명이나 건강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는 걸
뼈 속까지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우리가 다음 행선지에 도착하니
슬금슬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비를 맞으며 다닐텐데
아무래도 카메라가 있으니 비옷을 걸쳐야 했다.
공기와 접촉이 되지 않을 때의 그 갑갑함이란----

꽤 넓은 호수였는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는다.
(애초에 알 생각도 하지 않았다.)

호수 옆으로 난 오솔길을 몇 걸을 떼니
비는 이내 그쳤다.
구름이 낮게 드리웠다.

모긴지 날파리인지
곳곳에 떼를 지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이 호수의 기억은
날파리, 혹은 모기떼의 분주함으로 남아 있다.

아마도 동물들의 먹이 사슬의 피라미드에서
가장 넓고 많은 아랫자리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를 귀찮게 하는 이들이 자연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보존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참 고마운 존재임에도
나만 생각하면 참 귀찮고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우리가 발걸음을 떼면 비가 그쳤다는 사실이다.
어떤 곳에서는 우리가 구경을 마치면
신기하게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운이 따랐던 캐나다 로키로의 여행.

신비롭고 신기한 자연----
그리고 우리의 삶도 그렇다.

나와는 무관한 것 같아도
어떤 식으로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세상의 모든 존재는
결코 가벼운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