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몬트리얼, 퀘벡

몬트리얼, 퀘벡 - 걸어서 퀘벡 한 바퀴 1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16. 8. 4. 22:03

몬트리얼, 퀘벡 - 걸어서 퀘벡 한 바퀴


물론 추억을 쫓아 우리가 퀘벡을 가긴 했지만

딱히 무엇을 보거나

더군다나 무엇을 배우기 위한 수학 여행이 아닌

단순히 '묻지마 여행'이었기에

발길 닿는 대로

딱 세 세간 동안 무작정 퀘벡 거리를 걸어 다니기로 했다.

세 세간은 파킹 미터가 우리에게 부여한 최대 시간이었다.


차에서 내리니

아침 아홉 시.

아침 아홉 시의 태양이 아주 매섭게 

퀘벡을 노려보고 있었다.

후끈한 바람이 설렁설렁 더운 부채질을 해대고 있었다.


우리는 호텔 '샤또 프롱뜨냑'에서

우리의 여정을 시작했다.




차에서 바라 본 풍경

비탈의 잔디에도 예외 없이 민들레가 피어 있다.

퀘벡을 상징하는 꽃을 민들레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시내 중앙 분리대의 잔디며 운동장 할 것 없이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었다.


우리 사는 동네에서는 민들레를 범죄자 취급한다.

순식간에 잔디밭을 점령해 버리기 때문이다.


잔디가 주인이고

민들레는 침입자인 셈이다.


그러나 퀘벡에서는

잔디밭에 민들레가 피어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한다.


생각의 차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대포도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영국하고 프랑스 하고 땅 따먹기 하느라

쓰이던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St. Lawrence 강 건너 편

경치가 희미하게 보인다.

날이 보통 덥지 않을 거라는 징조이다.

이 강은 몬트리얼까지 흘러 간다.





호텔 '샤또 프롱뜨냑' (chateau frontenac)


요점 정리를 하자면 1980 년에

캐나다의 국가 사적지로 등록이 되었고

객실이 600 여개 가까이 된다는 대형 호텔이다.

1943년엔 2차 세계 대전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처칠과 루스벨트,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여기서 회담을 했다고 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Confess'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비가 내렸던 모양이다.


마님에게 망설이다 아부 조로 한 마디 건넸다.


"당신이 온다니 비도 알아서 비껴 간 것 같아."


"내가 하는 일은 뭐든 다 잘 되는 법."


마님은 날마다 높아지시고

나는 낮아진다.




호텔 옆으로 board walk이 있어서

강을 바라보며 결을 수 있다.







우리가 걸어 다닌 'Old Quebec'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둥근 조형물은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상징.





말 냄새를 견디느니

더워도 걷자, 걸어.




식당은 손님 맞을 준비 중






식당 유리창에 비친 우리 부부






여기는 그림을 파는 골목


20여 년 전 여기 왔을 때는

그림 석 점을 샀다.

악기 그림

피아노, 프렌치 혼, 그리고 색스폰

아직도 우리 집에 걸려 있다.


예술이 아닌 기억을 산 것이다.




관광지답게,

그리고 캐나다답게

식당 앞에는 예쁜 꽃들이---







식당 이름이 낯이 익다.

파리에서 우리가 들렸던 미술관과 이름이 같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많이 걸려 있었던 곳으로 기억된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