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조각 모음 (Defragment)

가을에 태어난 아이 2015. 8. 6. 22:06

매일 덥다.

더군다나 내가 일하는 세탁소 안은 

바깥 기온이 화씨 85도가 넘어가면

무조건 덥다.

게다가 공기 중의 습도까지 빡빡한 날이면 

더위를 초월하는 더위에 시달리게 된다.


날도 더운데 이번 주는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을 보일러 때문에 고생을 했다.

세탁소에서 보일러는 우리 몸의 심장과도 같다.

보일러가 멈추면

모든 게 끝이다.

심폐 소생술이 필요하다.


날도 더운데 이런 일이 생기니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땀을 흘렸다.


결국 개스 회사에서 미터를 바꾸고

보일러 기술자가 보일러 부속을 갈아 끼우니

멈췄던 보일러의 심장이 다시 힘차게 뛴다.

그런데 이틀 동안 보일러 때문에

미루어진 일들을 하려 하니

또 덥고 짜증이 난다.


오늘 아침에 보니 세탁이 끝난 후 포장을 해서 옷을 걸어두는

콘베이어가 꽉 찼다.

소화불량이다.


답답하다.


할 수 없이

콘베이어의 듬성 듬성 빈 공간을 이리 밀고 저리 당겼더니

제법 넓은 공간이 생겼다.

이제 며칠은 콘베이어의 공간 부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콤퓨터에도 조각모음이라는 기능이 있다.

여러가지 조각들을 한 군데로 몰아서 

넓은 공간을 만드는 일로 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여름 무언가 혼탁한 기운으로

꽉 찬 내 마음과 영혼의 조각 모음도 필요한 것 같은데

어찌해야 하지?


이래저래 답답한 여름이다.

조각 모음 전


조각 모음 후